[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HJ중공업 최대주주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의 군산조선소 인수 전략이 시장의 눈길을 끈다. HD현대중공업으로부터 3년 간 블록 제작 합의를 맺으면서 수주 지연·가동 중단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리적 특성 탓에 부지 확장이 어려웠던 HJ중공업 입장에서는 항공 접근성이 뛰어난 군산조선소와 시너지 창출을 통해 신성장동력인 미국 해군 MRO(유지·보수·정비)사업에도 항층 속도를 붙일 수 있을 전망이다.
에코프라인마린퍼시픽은 올해 3월 HD현대중공업과 군산조선소 자산 양수도를 위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2010년 건립된 군산조선소는 전북 군산국가산업단지 내 180㎡(약 54만평) 규모로 국내 최대인 700m 도크를 보유하고 있다. 이 조선소는 한때 조선업 침체로 가동을 중단했다가 2022년 재가동 이후 HD현대중공업의 블록 생산기지로 활용돼왔다.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은 이달부터 최종 인수를 위한 실사 절차에 나섰으며 향후 군산조선소를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중심의 대형 선박 생산기지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계획이 순조롭게 이행될 경우 오는 2028년 신규 수주 선박에 대한 인도가 가능할 전망이다. 이를 토대로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도 조선전문 그룹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서 눈에 띄는 점은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의 인수 전략이다. 인수 조건으로 HD현대중공업이 3년 간 군산조선소에 블록 제작 물량을 발주하고 설계 용역 제공, 원자재 구매 대행 등도 병행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수주 지연·가동 중단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는데 성공한 셈이다. 군산조선소는 지난 2016년 13척의 선박을 건조하고 1조297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군산 지역은 물론 전라특별자치도의 지역경제 활성화 기대감도 피어나고 있다. 실제 군산조선소는 2016년까지 760여 명의 정규직 직원과 약 5000명의 협력사 직원이 근무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전북상공회의소협의회 관계자도 "군산조선소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지역 일자리와 경제 활성화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정부와 지자체 지원이 이어진다면 국가대표급 조선소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이번 군산조선소 인수는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이 2021년 인수한 HJ중공업(전 한진중공업)에도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 이 회사는 지난해 연결기준 1조9997억원의 매출과 67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주력 선종인 컨테이너선 신조 수요가 증가하며 경영정상화의 기지개를 켜고 있는 모양새다. 다만 HJ중공업이 자리한 부산 영도의 지리적 특성에 따라 부지를 추가로 확장하기는 어려움이 따르는 건 사실이다.
이에 HJ중공업 입장에서는 군산조선소와의 시너지 창출이 가능할 전망이다. 마침 이 회사는 올해 1월 미국 해군과 함정정비협약을 체결하며 특수선 MRO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중이다. 이때 군산조선소는 대형설비는 물론 항공 접근성까지 뛰어나 MRO 사업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양사는 별개의 법인으로 독립적으로 운영될 예정이지만 점진적인 협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오지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군산조선소 활용 방안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어떤 방식이든 HJ중공업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직접 양수 시 선종 확대가 가능하고 직접 양수가 아니더라도 공동구매, 기자재 조달 협업 등을 통한 원가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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