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LG유플러스가 최근 둔화 중인 알뜰폰 사업부문에 힘을 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박리다매 식으로 알뜰폰 망 확대에 힘을 실어왔지만, 최근 시황 전반이 정체되면서 저수익 현상이 한층 심화한 영향이다.
자회사 순이익 및 영업이익률 등 수익성 지표가 지속 악화 중인 상황 속 신사업 전환 비용은 계속 불어나는 만큼 유의미한 사업재편이 불가피하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시장점유율·도매대가 관련 규제 및 견제에 따라 중장기 성장성이 둔화 중인 상황 역시 사업 리스크 중 하나로 작용할 전망이다.
LG유플러스 내부사정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저수익 사업 전반에 대한 재검토를 빠르게 이어가고 있다"며 "알뜰폰 부문의 경우 통신3사 중 가장 눈에 띄는 사업확장 노력을 이어왔지만, 최근 시황이 지속 둔화하면서 사업 집중도가 이전 대비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알뜰폰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든 점과 무관치 않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알뜰폰 가입 회선은 949만2407개로, 전달 대비 0.3% 줄어들면서 2021년 이후 3년여 만에 감소세를 보였다.
수년간 관련 사업에 집중해 온 LG유플러스로선 뼈 아픈 결과인 셈이다.
그동안 LG유플러스는 LG헬로비전·미디어로그를 통해 알뜰폰 사업을 지속 확대해 왔다. 알뜰폰 자회사 및 중소 사업자들과 도매 계약을 맺어 망을 임대해주고 관련 대가를 지급받는 방식이다. LG유플러스는 통신업계 후발주자로서 알뜰폰 부문을 틈새시장으로 선정하고 활발한 사업을 펼쳐왔다. 하지만 최근 시황이 급변함에 따라 적지 않은 타격을 받고 있다.
LG헬로비전의 경우 최근 3년간 매출을 보면 ▲2022년 1조1679억원 ▲2023년 1조1903억원 ▲2024년 1조1964억원으로 증가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영업이익률은 ▲2022년 4.6% ▲2023년 4% ▲2024년 1.1%로 급격히 감소했다. 미디어로그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 회사는 지난해 기준 매출이 2954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하고 순손실 규모도 90배 가까이 급증했다.
LG유플러스가 LG헬로비전·미디디어로그 지분을 각각 58.6%, 99.6% 보유 중인 점을 고려하면 최근 지분법손실 확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이에 회사는 최근 알뜰폰 망을 한층 늘리며 수익 방어에 나서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선·후불 알뜰폰 회선수'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에는 수익성과 직결되는 '후불요금제' 기준으로도 1위 사업자로 올라섰다.
하지만 전반적인 시황 둔화세를 극복하긴 쉽지 않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추후 망 임대 시장이 보다 쪼그라들 가능성도 높다. 알뜰폰 사업은 수익성이 낮아 '박리다매'식 영업이 불가피한 점을 고려하면 시장 활로가 한층 좁아질 전망이다.
실제 국회선 최근 대기업 알뜰폰 계열사의 시장 점유율을 60%로 제한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이 밖에 지난해 세종텔레콤이 알뜰폰 사업을 매각한 데 이어 최근 LG유플러스가 알뜰폰협회 탈퇴 의사를 밝히는 등 1년 새 산업 전반서 여러 내홍이 일고 있는 상황 역시 시장이 급격히 위축 중이란 점을 방증하는 것이란 게 시장의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시장이 무선통신 부문의 20%에 육박할 정도로 성장하는 동안 대기업 자회사들에 대한 견제와 규제도 지속 강화돼 왔다"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들은 초창기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알뜰폰 인지도를 띄우며 산업 성장에 기여했지만, 이에 따라 시장 절반 가까이 점유하면서 '과점 중인 악덕기업'으로 전락한 상황"이라며 "그동안 낮은 수익성에도 점유율 확대에 따라 생태계가 확대되는 이점이 있었지만, 최근 도매대가를 비롯해 시장 점유율 자체를 제한하려는 움직임까지 이어지면서 사업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현재 사업 전반을 검토하는 단계로, 필요시 재편 관련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라며 "아직 특정 부문에 대해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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