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한은비 기자] LB인베스트먼트가 지난해 영업수익(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예년 대비 준수한 실적을 냈다. 벤처투자시장 불황 속에서도 바이오·헬스케어 투자에서 두각을 나타냈다는 평가다. 

LB인베스트먼트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303억원으로 전년(276억원) 대비 9.7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023년 85억원에서 2024년 109억원,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64억원에서 86억원으로 각각 28.24%, 34.38% 늘어났다.

회사의 매출 구성은 ▲일반관리보수(관리보수) ▲성과관리보수(성과보수) ▲금융자산관련이익(회사 고유 자산으로 운용한 금융상품 관련 이익) ▲지분법이익 ▲기타수익 등으로 이뤄져 있다.

지난해 회사의 외형 성장을 견인한 요인으로는 투자 포트폴리오의 몸값 상승에 따른 지분법이익 확대가 꼽힌다. 지분법 손익은 기업이 다른 회사의 지분을 일정 비율을 갖고 있을 때 보유 지분율만큼 피투자대상의 순손익을 자사의 이익이나 손실로 인식한 값이다. 장부상의 수치로 실제 현금유입이나 지출로 이어지지는 않으나 당기순이익에 반영돼 회사의 투자 성과를 예측할 수 있다.

LB인베스트먼트의 지분법이익은 2023년 43억원에서 154억원으로 258.14% 급증했다. 회사가 운용하고 있는 투자조합 가운데 지난해 지분법이익을 창출한 펀드는 ▲e-신산업 LB펀드 1호(335억원 규모) ▲LB유망벤처산업펀드(1456억원) ▲LB넥스트유니콘펀드(3106억원) ▲엘비혁신성장펀드Ⅱ(2803억원) 등이다. 이 중에서 LB유망벤처산업펀드의 지분법이익이 133억원으로 가장 컸다.

LB유망벤처산업펀드는 ▲한국산업은행 ▲국민연금공단 ▲교직원공제회 등의 출자금을 토대로 2018년 3월 결성한 투자조합이다. 대표펀드매니저는 박기호 대표가 맡고 있으며 핵심운용인력으로는 안근영 투자부문 대표, 장용욱 상무, 오승윤 상무 등이 참여하고 있다. 주요 포트폴리오는 ▲무신사(패션 플랫폼) ▲에이블리코퍼레이션(여성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 운영사) ▲뮤직카우(음악 조각투자 플랫폼) 등이다.

지난해 바이오 분야에서 전반적으로 양호한 평가이익을 기록한 점도 이번 실적 호조를 뒷받침했다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바이오 투자업계의 동향과 달리 자사는 바이오·헬스케어 기업들로부터 우수한 지분법평가이익을 거뒀다"면서 "관련 포트폴리오 일부는 현재 기업공개(IPO) 절차에 돌입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사가 한 해 동안 투자한 항목을 살펴보면 바이오 투자 비중은 20% 내외"라면서 "'바이오 붐'이 왔다고 해서 투자 비율을 무작정 키우지 않는 등 리스크 헷지 전략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예컨대 이뮨온시아(면역항암제 전문 신약개발 기업)는 지난달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닥 상장을 위한 공모 절차를 밟고 있다. LB인베스트먼트는 LB넥스트유니콘펀드로 이뮨온시아 지분 1.46%를 갖고 있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재생치료제 개발 전문기업) 또한 이달 중 코스닥 시장 입성을 위한 수요예측과 청약 절차에 들어간다. LB인베스트먼트는 LB넥스트유니콘펀드와 LB기술금융펀드1호(540억원 규모)를 통해 오가노이드사이언스의 주요 주주로 등재돼 있다.

반면 LB인베스트먼트의 관리보수와 성과보수는 감소세를 보였다. LB인베스트먼트의 관리보수는 2023년 120억원에서 2024년 110억원으로 소폭 줄었다. 같은 기간 성과보수는 105억원에서 22억원으로 79.05% 급감했다.

2023년에는 ▲미래창조LB선도기업투자펀드 20호(1159억원 규모) ▲충북창조경제혁신펀드(310억원) ▲LB글로벌익스팬션투자조합(815억원) ▲LB넥스트이노베이션펀드1호(438억원) 등에서 성과보수가 발생했으나 지난해에는 미래창조LB선도기업투자펀드 20호에서만 성과보수가 들어왔다.

회사는 지난해 10월 미래창조LB선도기업투자펀드 20호의 청산 작업을 마치며 내부수익률(IRR) 17%를 기록했다. 같은 해 창조경제바이오펀드와 충북창조경제혁신펀드의 만기를 연장하고 LB넥스트이노베이션펀드1호는 해산을 목적으로 배분을 완료했다.

LB인베스트먼트는 이달 말이나 내달 초를 목표로 3000억원 규모의 대형 펀드를 조성하고 있어 올해 관리보수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산업은행 ▲산재보험기금 ▲중소기업중앙회 ▲국민연금 ▲우정사업본부 ▲과학기술인공제회 ▲군인공제회 등이 주관하는 출자사업에서 연달아 최종 위탁운용사(GP) 자격을 획득하며 약 2500억원을 마련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