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슬이 기자] 식용얼음 제조업 시장의 숨은 강자 아이스올리가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성장을 이어갔다.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이음프라이빗에쿼티(이음PE)가 최대주주 자리에 오른 뒤 생산능력 확대와 유연한 경영 체계 도입을 이뤄내며 실적 성장은 물론 시장 내 입지를 더욱 강화했다는 평가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아이스올리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08억원, 50억원이다. 전년 대비 매출은 16%, 영업이익은 200%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역시 5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무려 460% 급증했다.
아이스올리는 2005년 설립한 식용얼음 전문업체로 편의점과 마트 등에서 판매하는 컵얼음과 봉지얼음을 제조·공급하고 있다. 이음PE는 2020년 특수목적법인(SPC) 아이스홀딩스를 설립해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이후 아이스올리가 발행한 약 13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인수하는 등 총 2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했다.
국내 식용얼음 시장은 아이스올리를 비롯해 풀무원, 우신냉장 등 상위 3개사가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이음프라이빗에쿼티(이음PE)는 인수 당시 아이스올리가 유통 기반이 탄탄하고 수익성이 검증된 틈새 강자라는 점에 주목했다. 아이스올리는 2020년 매출 251억원, 영업이익 32억원을 기록하는 등 꾸준히 흑자를 유지해온 데다 무차입 경영 기조를 이어가며 재무 건전성도 우수한 상태였다.
인수 직후 이음PE는 증가하는 식용얼음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설비 투자를 본격화했다. 기존의 1·2공장만으로는 여름철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기존 공장 인접 부지를 확보해 제3공장 신설에 나섰다. 제3공장은 2022년 완공해 현재 가동 중이며 전체 생산능력(CAPA)은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 공장 증설을 통해 냉동창고 보관 능력을 늘리고 기존 거래처에 대한 공급 안정성을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수익성과 운영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인력 구조 개선에도 나섰다. 이음PE는 얼음 수요가 급증하는 여름 성수기에 경남 산청에 위치한 공장에 지역 일용직 인력을 집중 투입하고 비수기에는 최소 인력만 유지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고정 인건비 부담을 줄이고 필요한 시점에만 생산 인력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수요 변화에 따라 생산량을 유연하게 조절한 것이다.
대기업은 대부분 정규직을 중심으로 상시 인력을 운용하는 구조라 인건비 부담이 크고 수요 변화에 따라 탄력적으로 생산량을 조절하기 쉽지 않다. 반면 중소기업인 아이스올리는 성수기와 비수기에 따라 인력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고 이를 통해 급여 등 인건비 구조를 효율화할 수 있었다.
이음PE는 느슨했던 의사결정 구조를 포함해 전반적인 경영관리 체계도 재정비했다. 인수 직후 내부 보고 라인을 정비하고 실적과 주요 지표를 정기적으로 공유하며 경영 상황을 빠르게 점검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기존 오너 중심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이사회 중심의 관리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운영의 투명성과 실행력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스올리는 식용얼음 제조 시장에서 1위권을 다투는 숨겨진 알짜 회사다"며 "이음PE가 경영권을 가져온 뒤 생산설비 확충과 인력 구조조정 등을 진행하며 탄탄한 성장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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