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이음프라이빗에쿼티(PE)가 약 8년 만에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성장금융)으로부터 출자를 받는다. 이음PE는 지난 2016년 성장금융 설립 당시 결성한 펀드로 이 기관의 최대주주를 맡아오면서 일체 성장금융 콘테스트에 지원하지 않았다. 작년 6월 해당 PEF를 청산하고 모든 이해관계를 해소하면서 이번에 처음으로 성장금융 자금을 받게 됐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음PE는 성장금융이 진행하는 'IBK 성장 M&A펀드'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됐다. 이음PE는 성장금융으로부터 300억원을 출자 받아 최소 2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해야 한다. 이후 약정총액의 60% 이상을 국내 중소기업 인수합병(M&A)에 투자해야 한다.

이음PE에게 이번 출자사업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그간 이음PE는 성장금융의 최대주주 역할을 해오면서 일체 성장금융으로부터 출자를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성장금융 설립 당시 이음PE는 한국거래소, 예탁결제원, 금융투자협회 등으로부터 각 30억원씩 받아 성장금융PEF를 결성, 해당 펀드를 통해 성장금융 지분 60%를 취득했다.

주주관계로 이해가 얽히면서 그간 이음PE는 이해상충 문제가 불거질 것을 우려해 성장금융이 진행하는 출자사업에 지원하지 않았다. 그러다 작년 6월 성장금융PEF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이음PE는 약 8년 만에 펀드를 청산했다. 성장금융 투자금회수(엑시트)로 모든 이해관계를 해소하면서 처음으로 성장금융 자금을 받게 됐다.

펀드 청산 후 성장금융은 기존 펀드에 간접 출자한 한국거래소 등이 성장금융에 직접 출자하는 방식으로 지배구조를 바꿨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성장금융의 주주는 ▲한국거래소 19.7% ▲한국예탁결제원 19.7% ▲한국금융투자협회 19.7% ▲한국증권금융 19.7% ▲산업은행 8.7% ▲기업은행 7.4% ▲은행권청년창업재단(디캠프) 4.8%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음PE는 올해 5000억원 규모를 목표로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펀드레이징을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에서 성장금융이라는 유한책임투자자(LP)를 일찍이 확보하면서 스타트가 좋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이음PE는 한국수출입은행이 진행하는 첨단전략산업 펀드 대형 분야에도 지원한 상황이다. 총 2곳의 운용사를 선발하는 대형 분야에 이음PE를 포함해 9개의 운용사가 도전장을 내밀면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대형 분야에 최종 선정된 운용사는 수은으로부터 700억원을 출자 받아 최소 3500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해야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간 이음PE는 성장금융의 최대주주이다 보니까 성장금융이 주관하는 사업에 참여하지 않았다"며 "작년에 성장금융PEF를 해산하게 되면서 성장금융 설립 이후 처음으로 자금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이음PE는 지난해 엑시트 실적도 나름 양호했다. 작년 말 포트폴리오사인 고려노벨화약을 키움PE·한국투자증권 PE본부 컨소시엄에 2200억원에 매각했다. 해당 거래에서 이음PE는 내부수익률(IRR) 약 17%, 원금 대비 수익률(MOIC) 2.1배의 성적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