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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부족한 '발란', 미정산 피해 현실화
이슬이 기자
2025.03.31 08:22:11
투자유치 실패·자본잠식…회생채권 분류 대금, 지급 불가능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8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발란)

[딜사이트 이슬이 기자] 한때 기업가치 3000억원을 기록하며 명품 플랫폼 시장의 선두주자로 주목받았던 '발란'이 생존 기로에 섰다. 2023년부터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데 이어 최근 판매자 정산까지 지연되면서 기업회생(법정관리) 절차 개시를 준비한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업계에서는 발란이 실제 회생절차에 돌입할 경우 과거 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처럼 판매자들의 미정산 피해가 대규모로 확산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발란은 최근 법률대리인을 선임하고 기업회생절차 개시 신청을 위한 서류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회생법원은 아직 법원에 정식 접수된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최근 진행한 투자 유치도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점에서 회생 외에는 마땅한 대안이 없다고 보고있다.  


2015년 설립한 발란은 셀러가 명품 상품을 등록하면 소비자가 이를 구매하고 발란이 일정 수수료를 얻는 명품 특화 오픈마켓 플랫폼이다. 자체 상품 재고 없이 판매 중개 수수료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로 고객 결제 이후 일정 기간이 지난 뒤 판매자(셀러)들에게 대금을 지급하는 후불 정산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발란은 팬데믹 기간 국내 명품 온라인 구매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며 주목받았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급증했던 온라인 명품 쇼핑 열풍이 잦아들고 해외여행 재개로 명품 소비 수요가 해외로 이동하면서 발란의 경영난은 점차 심화됐다. 2023년 매출액과 영업손실은 각각 392억원, 100억원을 기록했으며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77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다. 


발란 재무 상태 현황(그래픽=딜사이트 신규섭 기자)

최근에는 판매 대금 정산 지연 사태까지 발생했다. 발란은 지난 24일 별도의 사전 공지 없이 입점 셀러들에게 정산 지급 연기를 통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발란 측은 정산 과정에서 투자 유치 후 재무 검증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정산 오류를 발견해 불가피하게 대금 지급을 늦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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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산 지연으로 일부 판매자가 발란 본사를 방문했고 사내 컴퓨터에서 기업회생 관련 자료를 발견하면서 회생절차 신청이 임박한 게 아니냐는 불안이 판매자와 투자자 사이에서 확산됐다. 이에 서울회생법원 관계자는 "현재까지 발란과 관련해 법원에 정식으로 기업회생 신청이 접수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실제 회생절차에 돌입할 경우 판매자들의 미정산 대금 지급이 장기간 중단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면 법원의 관리 하에 기존에 지급하지 않은 판매 대금은 모두 '회생채권'으로 분류된다. 회생채권으로 분류한 대금은 원칙적으로 회생계획안이 확정될 때까지 지급이 불가능하며 절차가 길어질 경우 수개월에서 1년 이상 지급이 지연될 수 있다.


회생절차 과정에서 판매자 등 상거래 채권자에게 미정산 대금을 조기 지급하는 예외적인 허가도 발란은 해당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해당 채권을 전액 변제할 수 있는 충분한 현금성 자산이 회사에 있거나 조기 변제가 정상 영업 유지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법원으로부터 인정 받아야 한다. 


실제로 홈플러스는 최근 법원의 결정으로 협력업체들에 대한 3457억원의 미정산 대금을 예외적으로 조기 지급할 수 있도록 허가받았다. 이는 홈플러스가 충분한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협력업체 보호 및 유통 생태계 전반에 미칠 파급력을 고려할 때 조기변제의 필요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발란은 상황이 다르다. 현재 발란은 지난해부터 현금 유동성이 급격히 악화돼 실제로 판매자 미정산 채권을 전부 변제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지 못한 상태다. 최근 실리콘투로부터 수혈 받은 75억원도 구체적인 투자 조건이나 지급 일정이 명확하지 않아 회생절차에서 실제로 활용할 수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티메프 미정산 사태와 유사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티메프 역시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며 판매자 정산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했고 사후정산 구조 특성상 정산금 돌려막기를 반복하다 대규모 미지급 사태로 이어졌다. 


법조계 관계자는 "발란의 경우 현금성 자산이 충분하지 않아 판매자들의 미정산 피해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지난해 티몬·위메프 사태와 마찬가지로 정산 지연이 장기화될 수 있어 판매자와 투자자들의 우려가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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