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배지원 기자] 메리츠금융그룹이 홈플러스와 1조2000억원 규모의 대출약정을 맺은 상태에서 기한의이익상실사유가 발생했지만 메리츠금융의 원리금 회수 가능성은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신용평가는 5일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개시가 메리츠금융그룹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분석했다.
윤소정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메리츠가 부동산담보신탁의 우선수익권을 확보하는 형태로 담보권을 보유하고 있어 부동산담보대출 원리금의 회수가능성은 매우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개시에도 불구하고 신탁재산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지 않고, 채무자의 회생담보권을 구성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메리츠금융그룹이 담보로 확보한 감정가액 합계는 4조8000억원 규모로, 담보 대비 대출금 비중(LTV)은 약 25% 수준이다. 윤 연구원은 "회수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나 담보자산의 우수한 LTV를 감안할 때 최종적인 손실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메리츠금융그룹은 지난해 5월 홈플러스에 대해 총 1조2000억원 한도의 부동산담보대출을 실행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대출원금은 메리츠증권 6551억2000만원,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캐피탈 각각 2807억7000만원이다. 홈플러스는 보유하고 있는 홈플러스 합정점 외 61개 점포를 부동산담보신탁한 후, 메리츠금융그룹을 해당 신탁의 1순위 우선 수익권자로 설정했다. 우선 수익권 설정 규모는 대출원금의 약 120% 규모다.
이 우선수익권 외에도 차주 주식 1순위 근질권, 임대차보증금 수취 계좌 및 보험금 수취계좌에 대한 1순위 근질권이 부동산담보대출에 대한 담보로서 제공됐다.
다만 메리츠금융그룹 차원의 건전성 지표가 저하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윤 연구원은 "각 업권별 건전성 분류기준 등을 참고할 때, 홈플러스에 대한 대출은 요주의이하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다"며 "담보자산의 환가 과정에서 그룹의 유동성에 부담이 가중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홈플러스 점포 3곳을 투자한 유경PSG자산운용의 '유경공모부동산투자신탁제3호'가 점포 매각에 난항을 겪으며 만기를 3년 연장한 사례와 같이, 신탁재산에 대한 담보권 실행을 통해 대출원금을 회수하는 과정에는 다소 시일이 소요될 수 있어서다.
윤 연구원은 "메리츠금융그룹은 부동산PF 경기가 저하된 최근에도 국내기업에 대한 거액의 담보부대출을 통해 위험자산 인수를 이어가고 있다"며 "아직은 기업금융 부문에 내재한 높은 위험수준 대비 우수한 수익성을 이어가고 있으나, 그룹 내 위험익스포져 수준을 고려한 주의 깊은 투자집행과 관리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국신용평가는 그룹 내 자산포트폴리오 리스크, 부실 위험 전이가능성 등 위험익스포져 관리를 계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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