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박휴선 기자] 반도체 소재 업체 엘케이켐이 최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뒤 주가가 폭등하면서 이 회사에 투자한 벤처캐피탈(VC)의 투자금 회수(엑시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07년 설립한 엘케이켐은 반도체 산업에서 '원자층 증착 공정(ALD)'에 사용하는 소재를 만드는 회사다.
26일 VC업계에 따르면 엘케이켐은 전날 코스닥 시장에 상장해 이날 하루에만 260% 상승했다. 회사의 주가는 공모가 2만1000원에서 지난 25일 최고 7만7800원까지 급등했다. 이후 27일 종가는 3만9500원으로 내려앉긴 했지만 여전히 공모가 대비 2배 가까운 수준이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023년 6월 신규 상장종목의 공모가를 기준가격으로 정하고 가격제한폭을 60~400%로 확대하는 내용의 유가증권·코스닥 시장 업무규정 시행세칙을 시행했다. 개장 이후엔 기존 상장 종목과 마찬가지로 기준가격의 상·하한 30% 범위에서 움직인다.
엘케이켐에 투자한 VC는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SGI) 한 곳 뿐이다. 반도체 소재 제조업체는 대규모 시설투자를 필요로 하는 업종이지만 이처럼 투자기업이 적은 사례는 흔치 않다. 업계 관계자는 "엘케이템은 자체적인 현금창출력이 훌륭해 SGI 외에 추가 투자를 받지 않아도 사업 영위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엘케이켐의 최대주주는 이창엽 대표(지분 69.9%)다.
SGI는 2022년 7월 'SGI 스마트코리아 그린뉴딜 투자조합 펀드'로 20억원(시리즈A, 지분 9.2%)을 투자해 엘케이켐이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RCPS) 2만3529주를 인수했다. 주당 인수가는 8만5000원이다. 당시 발행주식총수(22만3529주)를 감안하면 기업가치를 189억원으로 인정받은 셈이다.
이어 2023년 12월에는 'SGI 세미콘 첨단소재 투자조합 펀드'로 140억원(시리즈B, 지분 20.8%)을 투자해 엘케이켐이 발행한 RCPS 3만7254주를 가져왔다. 주당 인수가는 26만8422원으로 17개월만에 3배 이상 증가했다. 발행주식총수(26만783주)를 고려하면 기업가치는 699억원이다.
27일 기준 시가총액(2480억원)을 감안하면 2022년 투자 당시 멀티플은 13배이며, 2023년 멀티플은 3.5배다. SGI가 2022년 투자한 20억원과 2023년 투자한 140억원을 대입해 계산하면 760억원(263억원+497억원)으로 불어난 셈이다. 합산 멀티플은 4.7배다.
엠케이켐은 실적도 탄탄하다. 매출은 2023년 160억원에서 지난해 250억원으로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56억원에서 지난해 100억원으로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2023년 33억원에서 지난해 73억원으로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영업이익률도 2023년 35%에서 지난해 40%로 증가했다"며 "제조업체이지만 수익성이 굉장히 좋고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회사"라고 말했다.
SGI가 보유한 주식은 대부분 보호예수(락업)가 짧아 빠른 엑시트를 기대할 수 있다. SGI 스마트코리아 그린뉴딜 투자조합 펀드가 보유한 주식 47만580주 중 절반인 23만5290주는 자발적 락업을 걸긴 했지만 그 기간이 1개월에 불과하다. 나머지 절반은 락업이 아예 없다.
SGI 세미콘 첨단소재 투자조합 펀드는 77만7416주 중 62만7806주의 락업이 1개월이고 나머지 14만9670주는 상장 즉시 처분 가능하다. 유일하게 이 펀드가 보유 중인 34만주만 상장예비심사 신청일 전 1년 이내에 취득했기 때문에 락업이 6개월로 긴 편이다.
엘케이켐 주관사인 신영증권 관계자는 "공모가 기준으로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이 1349억원이었다"며 "주가 상승으로 현재 엘케이켐 시가총액은 이보다 2배 가량 많은 2500억원을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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