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최지혜 기자] 카카오뱅크가 역대 최대 실적과 함께 시장의 기대를 웃도는 주주환원율을 공개했다. 지난해 공개한 밸류업 계획에 따라 내년부터 연간 순이익의 절반을 주주에게 환원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뱅크의 주주환원 정책은 부진한 흐름의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 주가상승을 위해서는 인터넷전문은행보다 금융플랫폼으로서 성장을 이어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440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3549억원)과 비교해 24.0% 증가한 수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2021년 2041억원이던 카카오뱅크의 당기순이익은 4년 만에 두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밸류업 계획에 담겼던 주주환원 정책도 반영됐다. 카카오뱅크는 이사회 결의로 지난해 주당 배당금을 360원으로 결정했다. 총배당금은 1715억원으로 전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주주환원율은 39.0%로 상승했다.
내년까지 주주환원율 50%를 달성하겠다는 밸류업 계획을 올해부터 현실에 옮겼다는 게 카카오뱅크의 설명이다. 권태훈 카카오뱅크 최고재무실장(CFO)는 지난 5일 실적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주주환원율은 내년까지 50%, 2027년부터 배당률을 유지하거나 점진적으로 상향할 계획"이라며 "주주환원은 자산과 이익의 견조한 성장을 기반으로 중장기 ROE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같은 주주환원은 시장의 예상을 상회한 결과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DPS(주당배당금)가 예상보다 크다. 주주환원 관련해 많이 신경쓴 것 같다"며 "2023년 대비해서도 많이 늘었고, (밸류업에 따른 주주환원을) 높은 수준에서 시작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연간 순이익의 절반을 배당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만큼 단기적 주가 상승 효과는 뚜렷하다. 카카오뱅크 주가는 밸류업 계획이 나온 지난해 11월26일을 기점으로 회복세를 나타냈다. 당시 종가 2만1750원에서 익일 2만2500원(3.45%)으로 올랐고, 12월에는 카카오가 비상계엄의 수혜주로 꼽혔던 영향과 맞물려 하반기 최고점인 2만5100원까지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이후 올해 2만350원까지 저점을 찍었던 카카오뱅크 주가는 전날 실적공개와 함께 최고 2만3150원(8.69%)까지 올랐고 6일 2만3400원으로 마감했다. 카카오뱅크 주가는 금융주와 IT주의 성격을 모두 갖고 있어 등락이 상존하지만 밸류업 계획에 따른 주가변화는 확실하게 감지되는 셈이다.
다만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주가 상승을 이뤄야 하는 과제는 여전하다. 이를 위해 이자이익 기반의 전통 금융주로서 특성보다는 플랫폼으로서 정체성을 기반으로 이익을 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나민욱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밸류업 계획에서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했으나 시중은행 대비 높은 멀티플을 감안하면 유사한 수준의 주주환원율에도 주주환원수익률 측면에서의 매력이 떨어진다"며 "향후 관전 포인트는 '플랫폼 비즈니스'에 기반한 성장 스토리"라고 짚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