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최지혜 기자] 카카오뱅크가 이자수익에 의존하는 전통적인 은행의 수익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상장 당시 강조했던 금융플랫폼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플랫폼부문 수익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수익은 대출 기반의 이자수익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출비교와 금융투자 관련 서비스를 확대해 역대 최대 플랫폼부문 수익을 올렸으나 전체 영업수익에서 차지한 비중은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이처럼 이자수익에 의존하는 카카오뱅크의 수익구조가 저조한 주가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플랫폼수익은 941억원으로 전년 719억원 대비 31.0% 증가했다. 규모면에서도 지난 2021년 932억원을 넘긴 역대 최대치다.
하지만 카카오뱅크의 플랫폼수익은 전체 수익구조에서 여전히 유의미한 역할을 해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플랫폼수익이 전체 영업수익에서 차지한 비중은 3.2%에 그쳤다. 고금리가 이어진 2023년 2.9% 대비 소폭(0.3%p) 상승했지만 한 자릿수 초반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플랫폼부문 수익 비중은 2021년 8.8%로 고점을 나타낸 뒤 줄곧 내리막을 걸었다.
오히려 2022년부터 주택담보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 등 대출상품 라인업이 갖춰지면서 이자수익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영업수익에서 이자수익의 비중은 81.5%에 이른다.
카카오뱅크는 수수료수익에도 오픈뱅킹 등 플랫폼 운영에 따른 수익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수수료수익의 비중 역시 지난해 기준 7.0%에 그치고 있다. 게다가 수수료수익의 74%는 체크카드 이용 수수료다. 이를 뺀 나머지 수익(오픈뱅킹·외환송금·펌뱅킹 수수료)를 플랫폼부문 수익에 포함하더라도 비중은 6.0%에 불과해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금융권에서는 결국 시중은행처럼 이자수익에 의존하는 카카오뱅크의 수익구조가 주가 하락의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2021년 상장 당시 9만4400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절반 이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주가는 27일 종가 기준 2만2800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는 상장 당시에도 일부 애널리스트로부터 '그래봤자 은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며 "금융플랫폼으로서의 혁신성을 강조해 왔지만 정작 이자장사를 통해 성장하고 있는 점은 기존의 은행과 다르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카카오뱅크는 향후 대출비교 서비스 확대 등을 통해 플랫폼부문 수익을 키워간다는 구상이다. 2023년 신용대출 비교에 이어 펀드 및 IRP 비교 서비스를 추가해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현재 플랫폼부문 수익 중 대출비교 서비스 수익 비중도 34%로 가장 높다.
카카오뱅크는 올해도 상반기 주택담보대출 비교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서비스 규모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현재로선 플랫폼부문 수익이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관련 서비스 개발이 이제 막 시작된 만큼 향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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