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한국앤컴퍼니그룹의 한온시스템 인수 작업이 모두 마무리된 가운데, 인수 주체인 한국타이어의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한국기업평가(한기평)은 한국타이어의 한온시스템 인수와 관련해 "대규모 자금 유출과 재무구조가 열위한 한온시스템의 연결자회사 편입에 따른 재무안정성 저하에도 현재의 신용도가 유지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6일 밝혔다. 우수한 수익성과 영업현금창출력을 확보한 만큼 한온시스템 연결 편입 이후에도 재무부담을 일정 수준 이내에서 통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는 한온시스템 인수를 위해 약 1조8000억원 규모의 현금이 유출됐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한국타이어의 순현금보유량은 1조9000억원으로, 인수 대금은 자체적으로 대응이 가능한 수준이다. 하지만 순현금 대부분이 소진됐을 뿐더러 한온시스템의 높은 레버리지 부담과 이로 인한 커버리지 저하로 한국타이어의 재무안정성에는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주목할 부분은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작년 3분기 말 누적 기준 한국타이어의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은 각각 1조2890억원과 18.7%로 집계됐다. 오는 2026년까지 미국 테네시 공장 2단계와 헝가리 공장 증설 등을 위한 대규모 자본적지출(CAPEX)이 계획돼 있으나 우수한 수익성으로 재무부담을 통제할 것으로 파악된다.
한온시스템의 경우 최대주주 변경과 유상증자 실시에 따라 재무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예컨대 종전 한온시스템 최대주주였던 한앤컴퍼니는 한온시스템 인수금융 이자를 대응하기 위해 거액의 배당금을 수령해 왔다. 한온시스템은 2021년 말 연결기준 3107억원 수준이던 순이익이 2022년 말 기준 267억원으로 위축됐다. 하지만 이 기간 배당금으로 순이익의 7.2배에 다하는 1921억원을 지급했다.
한온시스템 최대주주가 된 한국타이어는 우수한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어 배당 수요가 높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오히려 한온시스템 인수 이후 재무구조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더해 그룹 편입 이후 유사시 계열 지원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 요인이다.
하지만 한온시스템 신용도를 상향시키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여전히 재무부담이 과중한 데다 수익성에 기반한 영업현금창출력 회복이 지연될 경우 외부 차입 조달이 불가피한 만큼 전반적인 재무안정성이 재차 저하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온시스템은 전동화 전환을 위한 대규모 투자가 지속되면서 고정비 부담이 크게 상승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기차 캐즘과 이에 대응하기 위한 완성차 업체의 하이브리드 중심의 친환경차 정책 전환 등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이 전개되면서 수익성 회복이 더디다. 친환경 정책 후퇴를 예고한 트럼프 신정권도 부담요인이다.
한기평은 "한온시스템의 유상증자 이후 재무구조와 향후 자체 펀더멘털에 기반한 수익구조 및 재무안정성 개선 여부를 모니터링해 신용도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기평은 한국타이어의 신용등급 상향변동 요인으로 현 수준의 재무안정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국내외 시장지위 제고 등 사업안정성 강화를 제시했다. 하향변동 요인으로는 ▲순차입금/EBITDA>1 ▲차입금의존도>23을 꼽았다. 한온시스템의 경우 상향변동 요인은 없으며, 하향변동 요인은 ▲수익창출력 회복 지연 ▲순차입금/EBITDA>3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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