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김규희 기자] 국제상업회의소(ICC) 2차 중재판정으로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재무적투자자(FI)에 1조~2조원의 자금을 상환해야 하는 가운데 새로운 자금줄이 되어 줄 백기사 후보에 관심이 모인다. 신 회장은 자금조달을 위해 복수 FI와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 후보로 MBK파트너스와 베인캐피탈 등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거론된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ICC는 어피니티 컨소시엄(어피니티, IMM프라이빗에쿼티, 가디언 홀딩스 리미티드, 베어링PEA, 헤니르 유한회사)이 신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2차 중재판정에서 어피니티 측 손을 들어줬다.
ICC는 신 회장에게 30일 이내에 외부 감정평가인을 선정하고 평가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만약 신 회장이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의무이행시까지 일당 20만달러(약 2억9000만원)를 지급하도록 하는 간접 강제금을 부과했다.
이후 양측 가격이 10% 이상 차이가 난다면 어피니티 측이 제3의 평가기관 3곳을 제시하고 그중 하나를 신 회장이 택하도록 하고, 이마저도 신 회장이 거부할 경우 어피니티 측이 평가기관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결과적으로 신 회장은 이번 판결로 어피니티 측 지분을 되사줘야 하는 걸 피할 수 없게 됐다. 풋옵션 가격이 신 회장이 주장하고 있는 19만원으로 결정되더라도 1조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어피니티 측 가격인 41만원으로 결정되면 신 회장은 약 2조원을 준비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신 회장에게 손을 내밀 수 있는 우군으로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꼽힌다. 신 회장이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 33.7%를 매각하는 방안은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경영권을 뺏길 수 있어서다. 남은 방안은 신 회장 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거나 새 FI를 유치하는 경우뿐이다.
신 회장은 물밑에서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을 만나 주식담보대출과 관련해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신 회장 지분만으론 풋옵션 자금을 마련하기에 부족하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새로운 FI로는 MBK파트너스, 베인캐피탈 등이 거론된다. 롯데카드를 보유하고 있는 MBK가 오렌지라이프(현 신한라이프) 등 보험사에 관심을 가졌던 점을 고려하면 교보생명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
베인캐피탈은 지난해 자금조달이 필요한 토스페이먼츠에 1700억원을 투자하는 등 금융사에 관심을 보여왔다.
IB업계 관계자는 "신 회장 쪽에서 자금마련을 위해 금융지주, FI 등을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그보다 중요한 건 당장 풋옵션 가격이 어떻게 결정되느냐다. 가격이 정해지면 자금조달 방안도 결정될 것"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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