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간밤 급등세를 펼쳤던 원·달러 환율이 안정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간밤부터 이어진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외환시장 안정화 움직임이 효과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10.1원으로 마감했다. 전일 종가 1402.9원에서 7.2원 오른 수준이다. 앞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5.20원 상승한 1418.10원에 개장했다.
전날 밤 비상계엄 선포 이후 연달아 내놓은 금융당국의 안정화 조치들이 시장 불안감을 어느정도 상쇄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최상목 부총리 겸 경제부총리는 금융당국 수장들과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개최한 후 무제한 유동성 공급을 비롯한 가능한 모든 금융·외환 시장안정 수단을 총동원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어 금융위원회 역시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안정화 방안을 제시했다. 총 4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 안정펀드와 회사채·CP 매입 프로그램을 최대한 가동해 시장 안정을 유지토록 하겠다는 게 골자다. 환율 상승에 따른 마진콜 위험 대응을 위해 증권금융을 통한 외화유동성 공급 등 방안도 내놨다.
김병환 금융위원회장은 "외환시장 및 해외한국주식물 시장은 점차 안정된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면서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는 만큼 정상적,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역시 임시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외화 RP(환매조건부채권) 등을 통한 외화유동성 공급 등 다양한 안정화 조치를 적극 시행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안정화 조치는 시장 상황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곧바로 시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은은 이날부터 비정례 PR매입을 통해 단기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고 PR매매 대상증권 및 대상기관도 확대키로 했다. 은행의 경우 기존 대상 은행 외에 국내은행 및 외은지점 전체를, 증권사는 투자매매업자 및 투자중개업자 전체를 대상으로 정했다. 증권사 전체가 RP 대상기관에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같은 조치가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이날 1410원대에서 움직임을 이어가다 점차 상승폭을 축소했다.
앞서 원·달러 환율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 급등세를 펼치며 장중 1430원, 1440원을 차례로 돌파했다. 원·달러 환율이 144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22년 10월 25일 장중 고가 1444.2원을 찍은 후 약 2년 1개월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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