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CJ제일제당의 자금 소요 일정이 빡빡하다. 연내 만기도래 채무가 임박한 데다, K-푸드의 글로벌 도약을 위한 대규모 시설 투자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 방안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28일 증권정보포털 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CJ제일제당 연내 만기도래 CP 규모는 2000억원이다. 지난 9월 13일에 3개월물로 발행한 CP로, 만기일은 내달 13일이다.
이에 더해, 줄줄이 대규모 자금 소요도 예정 돼 있다. 최근 K-푸드 글로벌 영토 확장의 일환으로 헝가리와 미국에 신규 공장을 구축할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은 헝가리 공장에 1000억원을 투자해 최첨단 자동화 생산라인을 갖출 예정이다. 미국의 경우에는 2027년 완공을 목표로 '북미 아시안 푸드 신공장' 건설을 위해 7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일단 CJ제일제당은 미국 신공장 건설의 경우 "미국 자회사 슈완스가 진행하는 건으로, 슈완스 자체 유동성으로 건설 자금을 마련할 것"이란 설명이다. 슈완스는 연간 3조원 가량의 매출액을 내고 있는 미국 냉동식품 기업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19년 슈완스를 인수,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발판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를 감안하면 당장 만기도래 채권 2000억원과 헝가리 공장 투자금 1000억원 등 총 3000억원만 확보하면 된다. 다만 CJ제일제당의 3분기 말 별도 기준 보유 현금은 1852억원에 그쳐 시장에선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CJ제일제당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주목하고 있다.
연결기준으로 보면 보유 현금 자산 규모는 조 단위를 넘어선다. 올해 3분기 말 연결기준 현금 자산 규모는 1조4753억원이다. 하지만 당장 헝가리 투자금이나 만기 채무 자금의 경우 자체 보유 현금을 통해 해결해야하는 만큼 추가 자금 조달은 불가피하다.
첫 번째 방안은 성장 가능성이 크지 않은 사업 부문을 매각하는 방법이다. 실제로 CJ제일제당은 바이오 사업 매각을 계획 중이다. 바이오 사업부 중 그린바이오 부문이 매각 대상이다. 최근 매각 주관사로 모건스탠리를 선정하고 인수 후보와 접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추정 매각가는 5조~7조원이다.
다만 사업부 매각의 경우 아직 구체적인 진척이 없고 당장 내달 갚아야 하는 CP 만기 자금만 2000억원에 달해, 추가적인 CP 혹은 회사채 발행을 통해 급전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CJ제일제당의 신용등급은 CP의 경우 AAA0(A1), 회사채의 경우 AA0로, 우량한 신용도를 갖추고 있다. 그런 만큼 투자자 수요를 모으기에 어렵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최근 몇 년 간 단기차입금을 줄여온 것은 감안하면, 회사채 시장에서 필요자금을 조달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CJ제일제당의 단기차입금 규모는 별도 기준 최근 3년간 감소 추이를 보이고 있다. ▲2022년 말 5446억원에서 ▲2023년 말 5051억원 ▲2024년 9월 말 4228억원으로 연평균 8%씩 줄었다.
현재 CP와 회사채 간 금리 차는 22bp(1bp=0.01%포인트) 수준이다. 금융투자협회 CP 및 채권 시가평가수익률에 따르면 지난 26일 A1등급의 1년물 CP 금리는 3.50%, 같은 날 AA0 회사채 1년물 금리는 3.28%로 집계됐다.
CJ제일제당 측은 필요 자금 조달 방안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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