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김규희 기자] CJ제일제당이 바이오사업부 매각에 나선 가운데 올해 초 실시한 조직개편에 관심이 모인다. 3년 만에 대표이사로 복귀한 강신호 부회장은 지난 3월 FNT 사업부를 바이오사업부로 통합했다. 그 덕에 바이오사업부는 실적이 개선되는 효과를 봤는데 결국 매각을 염두에 둔 정지 작업이 아니었냐는 평가가 나온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매각주관사로 모건스탠리를 선정하고 바이오사업부 매각을 진행 중이다. 본입찰은 이르면 다음달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CJ제일제당은 지난 3월 FNT 사업부를 바이오사업부로 통합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지난 2022년 11월 바이오 사업부문에서 독립한 지 16개월 만이다. 이로써 기존 ▲식품 ▲바이오 ▲FNT ▲피드앤케어(Feed&Care) 등 4개 사업부에서 ▲식품 ▲바이오 ▲피드앤케어 3개 사업부로 조직을 재편했다.

업계는 조직개편이 이뤄진 효과와 시기에 주목하고 있다. 먼저 바이오사업부는 FNT사업부와의 통합으로 실적이 개선되는 효과를 누렸다. 경쟁 관계에 있는 중국 업체의 저가 라이신 등 공세가 거세지면서 가파른 실적 악화가 나타나고 있었는데 FNT 성과를 흡수하면서 하락폭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었다.
실제 통합 전 바이오사업부 매출액은 지난해 5조8040억원이었다. 전년 6조9565억원 대비 16.57% 감소했다. 영업이익 감소폭은 더 컸다. 같은기간 4203억원에서 689억원으로 83.61% 감소했다. 1년 만에 6분의 1토막 난 셈이다. 영업이익률은 6.04%에서 1.19%로 4.85%p 하락했다.
하지만 조직개편 이후 실적은 달랐다. FNT사업부를 품은 바이오사업부의 지난해 매출은 7조565억원이었다. 조직개편으로 매출액이 1조2525억원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689억원에서 2514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영업이익이 기존보다 1825억원 증가하면서 영업이익률은 1.19%에서 3.56%로 개선됐다.
시기도 공교롭다. 조직개편 시기는 강 대표가 CJ제일제당 대표이사로 부임한 직후다. 이를 두고 사업 효율화 전문가인 강 대표를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CJ제일제당 대표로 부른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강 대표는 CJ대한통운 시절에도 수익성 위주의 사업 전략을 바탕으로 해외사업을 재편, 성장을 이끈 인물로 평가된다.
IB업계 관계자는 "CJ제일제당이 조직개편으로 바이오사업부의 수익성이 개선되는 효과를 봤다"며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테지만 결과적으로 매물의 매력도를 올리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었던 셈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