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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에도 '콘텐츠 붐'이 온다
구예림 기자
2024.10.15 08:00:20
2029년 파라마운트 테마파크 개장…사업비 충당이 관건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4일 08시 1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화성국제테마파크 복합개발사업 '스타베이 시티' 조감도 (제공=신세계프라퍼티)

[딜사이트 구예림 기자] "~붐(Boom)은 온다"는 말이 있다. 지난 2010년대 중반부터 게임 커뮤니티에서 처음 쓰인 표현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대상이 언젠가는 주류로 떠오를 수 있다고 믿는 일종의 희망고문 밈이다.


최근 신세계그룹에 어울리는 말이다. 신세계가 주류의 반열에 오르길 염원해온 사업이 있다. 바로 '콘텐츠' 사업이다. 오죽하면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018년 신년사에서 "세상에 없는 일류 기업이 되려면 스토리가 있는 콘텐츠로 승부해야 한다"고 강조할 정도였다.


정 회장에게 콘텐츠 사업은 오랜 숙원사업이다. 신세계그룹은 1930년 최초의 백화점인 신세계백화점을 모태로 패션·뷰티, 채널, 식음료 등 한국 유통사에 한 획을 그었지만 콘텐츠 사업에서는 존재감이 없었기 때문이다. 유통 대형사 피어그룹인 CJ그룹이 CJ ENM과 CJ CGV 등 계열사를 통해 엔터·미디어 분야에서 독보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점과 대비된다.


신세계의 라이벌 관계로 꼽히는 롯데그룹 역시 롯데시네마를 통해 영화 투자·배급 사업에 뛰어든데다 국내 최정상 테마파크인 롯데월드 어드벤처까지 운영하고 있다. 이 점을 헤아리면 신세계가 콘텐츠 사업에서 '나 홀로' 뒤쳐져 있는 점은 뼈아픈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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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신세계는 콘텐츠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제 나름의 노력을 했다. 이를테면 콘텐츠 사업의 핵심으로 여겨지는 영화 사업에 도전했다. 2018년 일렉트로마트의 캐릭터 일레트로맨을 소재로 한 한국형 히어로 영화 제작을 추진하며 영화 제작 특수목적회사를 설립했다. 이어 2020년 4월에는 260억원을 들여 미디어 콘텐츠 회사인 '마인드마크'를 세웠고 같은 해 7월과 9월 각각 영화 제작사를 인수했다.


하지만 결과는 흥행 참패로 나타났다. 한국형 히어로 영화는 당초 2020년 상영을 목표로 했지만 유의미한 성과 없이 준비 5년 만인 지난해 무산됐다. 마인드마크의 처지도 비슷하다. 마인드마크가 설립된 2020년은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었던 터라 신세계는 콘텐츠 제작 사업에 난항을 겪었다. 이후에도 사업에 연착륙하지 못하며 올해까지 마인드마크에 투자한 금액만 660억원에 달하지만 한번도 영업이익을 낸 적이 없다.


신세계가 콘텐츠사업의 일환으로 2021년 1353억원으로 인수한 SSG랜더스(구 SK와이번스) 야구단의 성적도 올해는 아쉽기만 하다. 최근 3년간 SSG랜더스는 정규시즌에서 2022년 1위, 2023년 3위를 기록했지만 올해 6위에 그쳤다. 통상 구단의 성적이 좋으면 그룹 계열사의 마케팅과 연계해 부가 수익을 누릴 수도 있다.


콘텐츠 사업에 쓰라린 실패만 경험하던 가운데 신세계에도 뜻밖의 희소식이 찾아왔다. 바로 5년내로 미국 유명 미디어기업인 파라마운트사와 손잡고 경기 화성시에 '스타베이 시티' 테마파크를 조성하게 됐단 점이다. 미국 영화 콘텐츠 기업과 협업해 테마파크로 선보이는 국내 최초의 사례다. 파라마운트는 영화 '미션 임파서블' '탑건', 애니메이션 '네모바지 스폰지밥' 등 화제성 있는 지식재산권(IP)를 보유하고 있어 이 콘텐츠를 놀이기구와 프로그램 등에 녹여낼 수 있다. 


관건은 대규모의 사업비다. 신세계는 테마파크가 완공되는 2029년까지 4조6000억원 상당의 투자금을 유치해야한다. 앞서 신세계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 이전 화성국제테마파크 입찰에 롯데그룹과 대우건설, 중국국영기업 등이 참여했지만 자금조달 협상에서 매번 엎어졌다.


특히 신세계는 최근 그룹 계열사인 이마트, SSG닷컴, G마켓의 희망퇴직을 받고 신세계건설 상장 폐지 추진에 나서는 등 그룹의 '군살 빼기'에 돌입했다. 사실상 비상경영인 상황에서 4조를 훌쩍 넘긴 사업비는 신세계의 생사를 가르는 투자 규모다.


그럼에도 콘텐츠 외사랑을 보여온 신세계에게는 수 많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임이 확실하다. 파라마운트와의 테마파크 개장이 가시화된 만큼 신세계에도 모처럼 콘텐츠사업 붐이 찾아 올 예정이다. 자금 문제만 해결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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