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금호석유화학이 '꿈의 소재'로 불리는 탄소나노튜브(CNT·Carbon Nano Tube) 공장 건설 공사를 마치고 360톤 규모의 생산체제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연내 양산 목표로 제품 테스트가 한창인 가운데 차세대 신소재 개발에도 힘을 쏟는 모양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여수 율촌산단에 연 240톤 규모의 CNT 신규 공장 건설을 마치고, 연내 양산 목표로 시운전 중이다. 계획대로 연내 양산을 시작하면 금호석유화학의 CNT 생산능력은 기존 120톤에서 360톤으로 3배 확대된다. 아울러 금호석유화학은 아산공장 내 CNT 생산설비를 율촌으로 일원화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현재 아산과 율촌으로 분리된 CNT 설비를 내년 상반기까지 한데 모아 운영효율화를 제고하기 위함이다.
CNT는 철의 100배에 달하는 인장강도(잡아당기는 힘을 견딜 수 있는 응력)와 구리의 1000배의 전기전도성을 가져 꿈의 소재로,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양극 도전재로 활용 가능하다. 나아가 기존 도전재로 쓰이던 카본블랙 대신 CNT를 사용하면 높은 전도도(전류가 잘 흐르는 정도)를 구현하는 한편 도전재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다시 말해 동일 부피 내 도전재 사용량이 줄면 그만큼 양극활물질을 더 많이 투입할 수 있기에 고효율 배터리 생산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금호석유화학이 CNT 공장 증설과 설비 일원화 작업에 나선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업계에선 배터리 도전재용 CNT의 시장 규모가 2030년까지 23억달러(3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톤수 기준으로는 2021년 5000톤 규모에서 2030년 7만톤으로 연평균 30%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나아가 국내에서는 현재까지 CNT 양산 체계를 갖춘 기업이 금호석유화학을 포함해 3개사 뿐이다 보니 더 많은 파이 확보를 위해 선제적 투자에 나섰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금호석유화학은 신소재 연구개발에도 매진하고 있다. CNT는 다수벽CNT(NWCNT), 소수벽CNT(FWCNT), 단일벽CNT(SWCNT) 등으로 나뉘는데 벽수가 적을수록 전기 전도성이 높고 물성이 우수하다. 금호석유화학은 MWCNT보다 물성이 우수한 FWCNT를 개발해 테스트 중이며 기존 CNT 설비를 기반으로 FWCNT를 생산할 계획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미 제품 개발을 마치고 품질테스트 중이며, 올 4분기 상업 판매가 목표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율촌 공장 증설 공사를 마치고 연내 양산을 목표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번 증설을 통해 CNT 신규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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