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안은정 기자] 우리은행에 이어 우리카드가 한국신용데이터(KCD)가 주도하는 제4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에 참여 의사를 밝혀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은행은 물론 카드까지 우리금융그룹 내 핵심 계열사 두 곳이 제4인터넷전문은행 출범에 뛰어들면서 컨소시엄 투자가 그룹 차원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KCD은행' 컨소시엄이 소상공인 특화 데이터를 차별화로 내세우는 만큼 우리금융의 이 같은 움직임을 두고 기업금융 강화 뿐만 아니라 카드 고객 기반 확장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카드는 지난 11일 제4인터넷전문은행 출사표를 던진 KCD은행 컨소시엄 투자 의사를 밝혔다. 우리금융 계열로서는 두 번째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5월 컨소시엄 참여를 결정한 바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제4인터넷전문은행 취지가 소상공인을 위한 은행인 만큼 소상공인의 자생력을 지원하는 금융생태계 형성에 기여하고자 참여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KCD은행은 KCD 주도의 제4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이다. 소상공인 경영관리서비스인 '캐시노트'를 운영하는 KCD는 소상공인 밀착 데이터를 풍부하게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KCD는 소상공인이 겪는 다양한 금융 문제를 해결한 노하우를 살려 이를 전문으로 한 인터넷전문은행을 만든다는 복안이다.
우리금융의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과 우리카드가 동시에 제4인터넷전문은행 출범에 뛰어든 건 사업 확장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리은행은 2016년 제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해 지분 12.58%를 확보, 2대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케이뱅크가 2021년 첫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하자 우리은행 관계기업 지분평가이익이 적자에서 흑자로 바뀌면서 수익성 기반이 됐다.
무엇보다 우리금융이 기업금융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만큼 KCD가 보유한 소상공인 데이터를 활용해 시너지를 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직 컨소시엄 참여 단계이지만 출범 과정에서 소상공인 금융 생태계 구축 작업에 참여해 비대면 프로세스 등 정교한 노하우를 쌓을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시중은행 모두 제4인터넷전문은행 출범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관련 금융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라며 "과거 지분 투자 형태에서 나아가 업무적 협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우리카드의 경우 지분법 수익 외에도 추가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해 컨소시엄에 참여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향후 KCD은행이 정식으로 출범하면 우리카드가 KCD은행의 신용·체크카드 거래 승인업무를 담당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 및 토스뱅크 컨소시엄에 각각 합류한 KB국민은행, 하나은행 계열 카드사가 신용·체크카드 거래 승인 업무를 맡은 사례가 이를 뒷받침한다. KB국민카드는 카카오뱅크에 카드회원 결제정보를 제공하고 위탁수수료를 받으며 수익 창출력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케이뱅크의 경우 최대 주주인 BC카드(비씨카드)에 밀려 우리은행이 카드 업무를 위탁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KCD 관계자는 "컨소시엄이 아직 초창기 단계라 우리은행과 카드 협업 내용을 구체적으로 말하기 조심스럽다"며 "방향성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향후 협업 시너지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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