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현진 기자] 동아지질이 지난해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내년 실적 전망도 어둡다는 분석이 나온다. 건설 투자 위축으로 인해 주력사업 매출 감소세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던 해외 토목 매출이 축소한 가운데 해외 법인도 청산하고 있어 당분간 실적 반등은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다.
동아지질의 매출은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 3146억원을 기록했던 회사 매출은 2021년 2894억원으로 250억원가량 줄었다. 지난해에는 약 230억 감소한 2662억원으로 매출 축소 기조를 이어갔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급격한 매출원가 상승으로 인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마이너스 전환했다. 동아지질은 지난해 305억원의 영업손실과 함께 22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동아지질이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09년 유가증권 시장 상장 이후 처음이다.
올해는 실적 반등에 성공한 모양새다. 동아지질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65억원, 81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국내 토목부문에서 호실적을 기록하며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3분기 국내 토목부문 매출은 1641억원으로 전년 동기(920억원) 대비 78.3%(721억원) 증가했다.
수익성 개선에도 동아지질의 전망은 밝지 않다. 국내 토목 매출이 증가한 반면 해외 매출은 감소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동아지질은 해외공사 수주 확대를 통해 견조한 실적 흐름을 유지했다. 실제로 전체 매출 가운데 절반가량이 해외 토목부문에서 발생했다.
동아지질의 2020년 해외 매출은 1565억원으로 전체 매출(3146억원)의 49.73%를 차지했다. 2021년과 2022년에도 해외매출 비중은 각각 52.3%, 48.9%를 기록하는 등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올해 3분기 기준 해외 매출은 890억원으로 전년 동기(1043억원) 대비 200억원가량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 비중도 51%에서 34.76%로 20%포인트 가깝게 축소됐다.
특히 올해 신규 해외 수주는 단 한 건도 없었다. 그동안 매년 2~3건의 신규 해외 수주 물량을 확보한 것과 대조적이다. 올해 일감 확보에 실패했을 뿐 아니라 베트남 현지 프로젝트의 영업 및 공사를 수행하던 법인도 청산해 향후 추가적인 실적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동아지질이 국내 위주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는 점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년 국내 건축 투자가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024년 국내 건설투자가 260조6800억원으로 전년(261억5900억원) 대비 0.3%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올해 준공하는 사업장이 많아 아직은 표면화가 되지 않았지만 내년 건축 관련 투자는 위축될 것"이라며 "국내 사업 비중이 높은 건설사의 경우 실적 반등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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