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동아지질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등급이 전 부문에서 개선이 시급한 'D등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ESG기준원에서 진행한 이번 평가에 따르면 회사는 매우 취약한 지속가능경영체제를 구축해 전 부문에서 개선을 위해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동아지질은 한국ESG기준원이 최근 코스피 및 코스닥 상장사 등을 대상으로 진행한 ESG 전 부문 평가에서 '매우 취약함'을 의미하는 D등급을 받았다. 회사가 장기적으로 해외기업과 보링그라우팅 공사에서 수주 경쟁을 벌여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속가능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ESG기준원의 등급평가는 공시·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데이터를 수집해 이뤄진다. 환경 평가의 경우 대상기업을 환경 영향도를 고려한 21개 산업으로 분류하고 분류 기준에 따라 환경 관련 의사결정 및 경영목표 내재화, 위험 요소 관리와 운영성과 점검 등을 평가한다.

사회 부문의 평가체계는 회사의 노동관행과 직장 내 안전보건, 지역사회 참여 및 개발 등의 이행여부를 평가한다. 지배구조 부문은 이사회의 독립성과 다양성, 주주권리 보호 등을 평가한다.

동아지질은 올해 최초로 진행한 평가에서 전 부문 'D'를 받았다. 구체적인 평가 근거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ESG 경영목표 내재화와 실질적인 실천 여부를 좌우하는 이사회의 구성이 아쉬웠다는 진단이 나온다.

올해 3분기 기준 동아지질의 이사회는 사내이사 4명과 사외이사 2명 등 총 6명으로 구성돼 있다. 회사의 임직원은 262명으로 여성 근로자는 17명이다. 지난해 부임한 박만규·최정욱 공동대표와 사내이사로 1회 연임 중인 박성민·박진수 이사, 조건식·정두회 사외이사가 구성 총원이다.

이들이 올해 의결한 안건은 '제50기 재무제표 승인의 건'과 '말레이시아 지사 폐쇄 결의의 건' 등 13건이다. 이 중 ESG와 연결된다고 볼 수 있는 항목은 지난 2월 23일 의결한 '안전보건에관한 계획 보고의 건'이 전부였다.

이 안건은 지난해 1월에도 의결했다. 당시 조건식·정두회 사외이사 2명이 불참한 상태에서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를 제외한 18개 안건 모두 해외사업 등 영업활동과 관련 된 안건이 전부였다.

아울러 안전관리 부문의 투자는 대부분 발주처로 떠넘기고 있음이 확인됐다. 동아지질 관계자는 "최근엔 현장 별로 안전관리비를 매달 약 1억원 이상 투자를 진행하고 있지만 대부분 발주처와 협의 후 50% 이상 회수한다"며 "안전관리비로 인정받지 못할 경우 자재비로 지출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환경 부문 역시 공사 장비를 교체하는 것 외엔 별다른 투자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아지질 관계자는 "최근엔 TBM 등 공사장비의 엔진 등급을 '티어4(미국 배출가스표준등급 중 가장 높은 등급)' 이상의 장비를 사용하거나 전기로 동력을 공급한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 건설사 또는 전문건설업체의 경우 ESG 평가 기준 등이 보급되지 않은 상태"라며 "동아지질 역시 향후 지속가능성 향상을 위한 투자와 노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