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SK하이닉스가 올해 상반기 6조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고성능 프리미엄 제품의 매출이 전분기 대비 2배 이상 급성장하면서 하반기 실적 기대감을 키웠다.
특히 HBM(고대역폭 메모리)3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시장을 독점하면서 선두로 나서고 있다. 이에 3분기부터는 적자폭을 줄이고 4분기부터는 실적 반등이 예상된다.
김우현 SK하이닉스 CFO(최고재무책임자)는 26일 진행된 올해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에는 생성형 AI 기술 개발과 사업화를 위한 경쟁이 본격화로 AI 향 메모리 제품 수요가 급증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의 올 2분기 매출은 7조3059억원, 영업손실은 2조8821억원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44% 상승했고, 영업손실은 15% 감소한 수치다. 전분기 대비 전반적으로 실적 개선 분위가 엿보인다.
이는 DDR5와 HBM 등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를 확대해 가이던스 대비 높은 출하량은 물론 전분기 대비 높은 평균판매가격(ASP)을 달성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SK하이닉스도 실적 반등의 핵심 제품으로 HBM과 DDR5를 꼽았다.
박명수 SK하이닉스 D램 마케팅담당(부사장)은 "HBM 제품을 포함한 그래픽 D램 분야 매출이 지난해 4분기부터 빠르게 오르면서 2분기 현재 전체 매출의 20%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올라섰다"며 "3분기에 AI향 고용량·고성능 제품에 대한 수요가 상당 수준으로 확보돼 있어 2분기와 비슷한 모습의 수요 건정성 및 판매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HBM은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AI) 서비스에 탑재되는 GPU에 필수적인 고성능 메모리다. 메모리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크게 주목받진 못했다.
하지만 올해 AI 시장의 급격한 성장으로 수요가 조금씩 늘고 있고 2~3년 안에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HBM에 대한 관심이 커지기 시작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HBM 수요는 2억9000만GB(기가바이트)로 전년 대비 60%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내년에는 30% 더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HBM의 경우 메모리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만 기존 D램 제품 대비 5~6배 가격이 비싸 수익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HBM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SK하이닉스의 내년 HBM 물량이 올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만큼 향후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의 주요 먹거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컨콜에서도 내년 투자 방향 역시 HBM 생산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도 제한된 투자 재원 안에서 고용량 DDR5, HBM3 케파 확보를 위해 장비를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내년에는 기술 경쟁력을 유지하고 늘어난 수요를 충분히 대응하기 위해 올해처럼 최소한의 투자 규모로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HBM 양산 확대를 위한 투자에 우선순위를 두되 전사적으로는 캐파 증설보단 공정 전환에 집중해서 캐펙스 효율성을 지속으로 확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4분기 HBM3 시장에 뛰어들더라도 향후 차세대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상반기에는 5세대 제품인 HBM3E 양산에 돌입하고, 2026년 6세대 제품인 HBM4를 양산할 계획이다. HBM3E도 이미 본격적으로 양산, 확대되는 시기에 맞춰 주요 고객사들과 이야기를 해나가고 있어 내년까지 HBM 성장세에 큰 우려는 없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년여간 제품 라이프 사이클에서 HBM2부터 HBM3로 넘어오는 과정을 종합해 보면 2년 간격"이라며 "고객 피드백을 종합하면, 타임투마켓(TTM·빠른 시장 대응 능력) 관점에서 제품 완성도나 양산(합격품의 비율) 품질, 나아가서 필드 품질까지 종합해서 SK하이닉스가 가장 앞서고 있다는 점이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HBM 시장 형성 초기부터 지금까지 오랜 기간 축적해 온 경험과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계속해서 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삼성전자나 마이크론 등이 시장에 들어올 경우 수주형 사업으로 진행되는 HBM의 가격 협상력에 대한 우려도 나왔으나 SK하이닉스 측은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SK하이닉스는 "HBM 같은 시스템 패키지 제품은 기획 초기부터 고객과 관련해 개발 협업 등이 수반된다"면서 "전반적으로 라이프사이클(2년정도) 및 ROI 감안해서 가격 산정을 하고 대부분 연간단위로 고객과 이야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HBM은 기획과 인증이 동시에 진행되고 밸류체인 내에 사전 캐파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긴 기간 동안 준비 되고 서로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면서 "HBM4로 넘어가면서 기존 제품 타입과 다른 비지니스 모델이 유지돼 결과적으로 수주사업으로의 가격 결정 구조, 이익 변동성 완화에 어느 정도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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