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BAT로스만스(BAT)가 비교 열위로 평가받고 있는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시장에 안착키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2017년 '글로'를 출시한 후 지난 27일 '글로 프로 슬림'에 이르기까지 매년 신제품을 선보이는가 하면 파격 세일을 통해 글로 프로 재고소진에 나선 것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
BAT의 이 같은 행보는 타 사업군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일이어서 눈길을 끈다. 규모가 한정된 시장에서 유의미한 점유율을 확보하지 못한 가운데서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단 점에서다.
BAT는 작년 말 기준 국내 담배시장에서 약 12%의 점유율을 기록 중인데 궐련형 전자담배로 보면 10% 안팎으로 파악될 만큼 애를 먹고 있다. 후발주자인 KT&G의 '릴'에 치였고 과거 1위였던 '아이코스'(필립모리스)의 아성을 넘지 못한 영향이다. 국내 담배 4위 사업자인 JTI의 경우 이러한 시장 고착화 등의 이유로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시장에서 철수하기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선 BAT가 이미 격차가 크게 벌어진 궐련형 전자담배 대신 '던힐' 등 기존 일반담배에 힘을 주는 게 낫지 않겠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BAT가 신제품을 지속 출시한 것은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 대비 높은 마진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담배별로 적용되는 세금구조가 다른 것만으로도 실적에 도움이 된단 점에서다.
현재 일반담배에 적용되는 세금은 갑당 3318원이다. 반면 궐련형 전자담배는 3004원으로 9.5% 낮다. 같은 담배를 팔아도 궐련형의 경우 314원이 더 남는 것이다. 다만 궐련형 전자담배는 일반담배보다 상급 담배잎을 쓰는 등 생산원가가 비싼 터라 제조사가 실제 남기는 마진은 이보단 낮다는 것이 업계의 정설이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비중이 올 상반기 역대 최고치인 14.5%를 기록하는 등 판매량이 확대됐단 점도 BAT에겐 호재다. 타사 보단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인지도를 제고하면 추가적인 점유율 상승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한 생산량 확대는 규모의 경제 시현으로 이어진단 점에서 BAT는 점유율 상승 여부에 따라 더 큰 이윤을 남길 여지가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궐련형 전자담배 제조원가가 일반담배에 비해 높은 건 사실인데 제품 간 세금차이가 이를 모두 상쇄했다"면서 "원재료 수급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순 있으나 현재로선 궐련형 전자담배가 상대적으로 많이 팔릴수록 이익률이 개선되는 구조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시장은 연평균 10%씩 확대될 것으로 여겨진다"면서 "KT&G가 확고한 1위에 올라선 가운데 2·3위 업체 간 점유율이 어떻게 변화할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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