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김은지 BAT로스만스 대표가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시장에서 1위 사업자가 되고 싶다는 뜻을 재차 내비쳤다. 그는 11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전자담배 시장점유율을 지속 높일 것"이라며 "1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가 전자담배 시장 1위를 꿈꾼 건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그는 2020년 11월 진행된 BAT코리아(舊 한국 판매법인) 창립 30주년 기념식에서 "자사 궐련형 전자담배인 glo(글로)를 1위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9월 진행된 '글로 프로 슬림' 출시 미디어 간담회에서도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의 도약 가능성을 강조했다.

다만 국내 담배업계는 김 대표의 공언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 중이다. 글로의 현 점유율은 10%대 초반인 것과 달리 KT&G의 '릴',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는 각각 40% 중후반, 30% 수준을 기록하는 등 1·2위와 3위 간 격차가 큰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김 대표의 1위 도약 공언에 대한 깊이가 시기별로 달라지고 있는 점은 눈 여겨 볼 필요성이 있단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제 2020년 6%에 불과했던 BAT로스만스의 전자담배 점유율은 작년 6월 9.26%, 올 6월에는 11.58%로 연평균 48%씩 성장했다. 이 기간 '글로 프로' 등 주력 제품의 가격인하를 통해 유입한 소비자들을 묶어놓는데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결과다.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시장의 크기가 점점 커질 것으로 예상된 것 역시 김 대표가 점유율 상승에 자신감을 나타낸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담배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흡연인구는 약 900만명이며 이 가운데 궐련형 전자담배를 이용하는 비중은 15%에 불과하다. 이 시장이 커질수록 현재의 점유율이 의미가 없어지는 셈이다.

아울러 궐련형 전자담배는 각 제조사의 연구결과에서 연초 대비 유해성이 현저히 줄었단 결과가 나오고 있는 만큼 일반흡연자의 전자담배 전환율이 지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날 김 대표의 발언에 앞서 BAT그룹이 '궐련형 전자담배의 위해 저감' 연구 결과를 발표한 것 또한 이 같은 시장 상황과 무관치 않다. BAT는 영국 거주자 500명을 대상으로 전자담배의 위해성을 조사한 결과 글로로 완전 전환한 실험군의 폐 및 심혈관질환 위험지표가 동일 기간 금연군과 비슷했다고 밝혔다. 글로가 금연 다음으로 성인 흡연자에게 유해성이 적은 대체품이라는 게 BAT그룹의 주장이다.

BAT로스만스 관계자는 "(김 대표가) 당장 시장 1위를 하겠다는 게 아니라 시장 상황과 규모의 변화를 따져봤을 때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볼 수 있다"며 "당사는 일단 연내 출시가 예정된 경쟁사들의 궐련형 전자담배 디바이스의 경쟁상황 등을 고려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