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태민 기자] 대법원이 최근 게임업계 이직 및 창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영업비밀 침해 범위를 폭넓게 인정하면서 업계 시선이 디나미스원으로 향하고 있다. 이번 사례가 향후 검찰 수사 및 재판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투자자 및 퍼블리셔에게도 파장이 예상된다.
15일 법조계와 게임업계에 따르면 디나미스원은 넥슨게임즈의 미공개 프로젝트 'MX 블레이드' 관련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의혹으로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디나미스원은 넥슨게임즈 '블루 아카이브' 개발진이 주축이 돼 설립된 게임 개발사다. 이들은 신작 '프로젝트 KV' 개발 과정에서 넥슨게임즈 개발 자료를 유출한 혐의를 받는다.
넥슨게임즈는 "일부 인사들이 장기간 계획 하에 미공개 게임의 핵심 정보를 무단 유출한 뒤 신규 게임 개발에 활용하기로 모의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공식 입장을 냈다. 다만 디나미스원은 지난해 3월 입장문을 통해 "혐의 내용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이 사건은 넥슨과 아이언메이스의 '다크 앤 다커' 지식재산(IP) 분쟁과 유사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두 사건 모두 전 직장의 미공개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핵심 인력이 퇴사 후 신생 개발사 설립과 신작 개발에 나섰다는 점에서 닮아 있다는 평가다. 다만 '다크 앤 다커'는 실제 출시로 매출이 발생한 반면, '프로젝트 KV'는 공개 직후 개발이 중단됐다는 차이가 있다. 이에 따라 업계 안팎에선 '다크 앤 다커' IP 분쟁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이번 사건에도 주요 참고 사례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영업비밀 침해 인정 범위가 확대된 점이 이번 사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재판부는 'P3' 프로젝트의 소스 코드와 빌드 파일, 기획 자료, 그래픽 리소스 등 개발 자료를 영업비밀 근거로 판단했다. 미공개 단계 개발 자료도 보호받을 수 있는 근거가 생긴 것이다.
다만 검찰이 지난해 11월 이번 사건에 대한 보완 수사를 요구하며 경찰로 돌려보낸 점은 변수다. 통상 보완수사는 경찰이 사건을 수사해 검찰에 송치했을 때 해당 사건의 사실관계가 불분명하거나,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될 때 요구된다.
검찰이 기소 결정을 내린 후 형사 재판이 시작되면 침해 행위의 목적성 및 고의성 여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행 부정경쟁방지법 제18조는 영업비밀 침해 시 최대 10년의 징역 또는 5억원의 벌금을 규정한다.
다만 외국에서 사용하거나 외국에서 사용될 것임을 알면서 한 행위에 대해서는 형량이 15년 이하 징역으로 가중된다. '프로젝트 KV'가 당초 일본 서브컬처 시장을 주요 타겟으로 삼았던 점과 채용 조건으로 일본어 능력을 강조한 점, 외주 작업이 함께 진행된 정황 등을 검찰이 어떻게 볼 지가 이를 판가름할 것으로 예측된다.
만일 법원에서 유죄가 인정될 경우 디나미스원은 형사 처벌을 피하기 어려워진다. 넥슨게임즈가 강경 대응을 예고한 만큼, 민사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경우 손해액 산정 방식이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다크 앤 다커'의 경우 부정경쟁방지법 제14조의2 제2항에 따라 영업비밀 보호 기간 동안 발생한 아이언메이스의 매출을 토대로 손해액이 산정됐다. 그러나 '프로젝트 KV'의 경우 정식 프로모션 영상 공개 8일 만에 개발이 중단돼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다. 즉 '피고 매출 기반' 공식이 적용되지 않는다.
법조계에선 'MX 블레이드'에 투입된 개발비와 잠재적 매출 감소, 브랜드 이미지 훼손 등 원고 손실 기반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부정경쟁방지법 제14조의2 제5항에 따르면, 영업비밀 침해 행위는 인정되지만 정확한 손배액 산정이 어려운 경우 변론 전체 취지와 증거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손해액을 산정할 수 있다.
사법리스크는 장기적으로는 투자자와 퍼블리셔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업계 시선은 올해 초 디나미스원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고 '프로젝트 AT' 국내외 퍼블리싱 권한을 확보한 엔씨로 향한다. 서브컬처 장르 확장을 위한 움직임이지만, 사법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추진된 만큼 브랜드 리스크 및 여론 부담에 직면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앞서 크래프톤은 2023년 8월 아이언메이스와 글로벌 IP 라이선스 계약 체결 후 '다크 앤 다커 모바일' 개발에 나섰다. 그러나 2025년 2월 계약을 해지한 후, 브랜드명을 '어비스 오브 던전'으로 변경했다. 크래프톤은 "해당 법적 분쟁 및 판결 결과와는 무관한 의사 결정"이라는 입장이었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넥슨과의 법적 분쟁과 브랜드 실추 위험 등을 방지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보완수사는 최대 3개월 이내로 마치도록 권고하고 있으나, 최근 이행기간이 3개월을 넘기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를 고려하면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며 "보완수사 요구 시점이 대법원 판결 이전이라는 점에서 이번 판결이 형사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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