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경기 평택 고덕 2차 아이파크가 이번달 준공을 마쳤지만, 분양 잔금 유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부 수분양자들이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까지 붙은 상황에서 분양계약 해지를 요구하며 잔금 납부를 거부하고 있어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고덕 2차 아이파크의 수분양자들은 분양계약 해지를 위한 집단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매매거래가격이 초기 분양가보다 25㎡ 기준 3000만원 정도 떨어진 탓이다. 소송 제기 인원은 전체 수분양자의 약 5% 수준으로 알려졌다.
평택 아이파크 2차 오피스텔은 경기 평택시 장당동 153-1번지 일원에 전용면적 25~62㎡ 5가지 타입의 오피스텔 1480실을 짓는 프로젝트다. 이곳은 2021년 11월 청약을 진행했으며, 당시 평균 경쟁률 7.19:1을 기록했다. 이후에도 꾸준히 잔여 물량을 추가적으로 분양하면서 2022년 완판에 성공했다.
기존 일정에 따르면 올해 4월 입주가 시작되면서 분양대금 유입이 이뤄져야 하지만 난관에 부딪혔다. 분양 초기였던 2021년까지만 해도 호조세였던 부동산시장이 침체에 빠졌으며, 인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공장 건설이 지연되고 있어서다. 해당 오피스텔은 삼성전자 반도체 평택캠퍼스 동문 앞에서 100m 정도에 위치해 분양 당시 호응이 높았지만 공장 지연으로 선호도가 낮아지면서 수분양자들이 입주는 물론 잔금 납부까지 거부하게 된 것이다.
이에 시행사와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은 현금 창출력이 떨어지면서 유동성 부담이 커지고 있다. 최근 기존에 일으켰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만기가 도래했으나 상환 여력이 충분치 않았다. 이에 시행사 베스트원프리미엄은 2021년 사업비 명목으로 국민은행 외 8개 금융기관으로부터 PF대출금 5700억원을 조달했으며, 이번에 이자비용을 추가해 6000억원을 차환(리파이낸싱)했다. 일반적으로 준공 및 입주 후 잔금이 들어오면 PF대출을 상환할 수 있지만 잔금납부 거부 사태로 유동성을 확보하지 못해 결국 차환을 선택한 것이다.
특히 평택 아이파크 2차의 경우 중도금 후불제 단지인 만큼 이해 관계자들의 유동성 문제를 더욱 심화시켰다. 통상 준공까지 시공 과정에서 분양가의 50% 정도에 해당하는 중도금을 내지만 평택 아이파크 2차 오피스텔은 입주할 때 한꺼번에 중도금과 잔금을 납부하는 단지다. 일반적인 단지보다 잔금 규모가 큰 구조인 만큼 미회수금 규모가 더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동시에 사업비로 소요할 중도금을 확보할 수 없어 PF대출 규모가 더 커졌다. 실제로 시행사인 베스트원프리미엄은 지난해 6월 사업비 명목으로 특수목적법인(SPC)로부터 600억원을 추가로 조달했다. 이는 착공과 함께 일으켰던 PF대출과는 별개의 건이다. 이 과정에서 HDC현산이 자금보충 및 기초자산 채무인수 의무 등을 제공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잔금 미납 문제가 시공사인 HDC현산으로까지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HDC현산이 준공을 마친 후에도 공사 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PF사업의 경우 시행사가 분양 수익을 통해 대출금을 상환하고 난 뒤 시공사에 공사비를 지급한다. 또 지난해 추가로 차입한 PF대출금에 대해서는 HDC현산이 자금보충 및 기초자산 채무인수 의무 등까지 제공했기 때문에 중도금 납입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면 PF리스크가 전이될 우려도 있다.
HDC현산 관계자는 "사업 안정성 및 원활한 입주를 위해 이번에 리파이낸싱을 진행했다"며 "삼성 전자 평택캠퍼스 공사가 속도를 붙으면 입주 잔금 유입도 정상화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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