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랑풍선이 김진국 대표의 두 번째 임기 마지막 해를 앞두고 과도기를 맞고 있다. 코로나19 종식 후 여행 수요가 회복 국면을 맞은 가운데서 적자를 기록한데다가 주가도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부채비율이 1년 새 100%p(포인트) 치솟는 등 재무부담도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실적 개선 등을 통해 여행사 빅4의 명성 회복을 노리고 있는 노랑풍선의 당면 과제가 무엇인지 짚어본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김진국 노랑풍선 대표가 지난해 패착으로 작용한 공격적인 하드블록 전략을 전면 손 본다. 중동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보다는 기존 재고를 털어내는 세일즈에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내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올해 흑자 달성에 사력을 모으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김진국 대표는 지난달 27일 열린 제24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이미 기획된 전세기 사업의 손실을 줄이기 위해 눈물을 머금고 판매 손실도 감수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었던 한 해였다"며 "개별 여행시장을 공략해 올해 전년 대비 27% 증가한 174만명의 송출객을 달성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총 어젠다로 실적 턴어라운드를 내세운 셈이다.
김 대표가 주총에서 절치부심의 자세를 보인 것은 지난해 나홀로 적자 성적표를 받아 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노랑풍선은 여행 상장사 4곳 가운데 유일하게 이익이 적자로 전환됐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33.7% 증가한 1391억원을 기록했지만, 65억원의 영업손실과 4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안았다.
이와 달리 업계 1위 하나투어의 영업이익은 509억원으로 전년 대비 49.7% 늘었고, 순이익도 66.7% 증가한 991억원을 달성했다. 모두투어는 47억원의 영업이익과 108억원의 순이익을, 참좋은여행은 20억원의 영업이익과 31억원의 순이익을 남겼다.
항공사에서 선매입한 좌석을 뜻하는 하드블록 판매가 부진한 것이 뼈아프게 작용했다. 노랑풍선은 코로나19가 종식될 기미가 보이기 시작한 2023년부터 하드블록 물량 확보에 집중했다. 당해 노랑풍선이 항공사에서 구매한 좌석값을 뜻하는 항공권총액원가는 246억원으로 전년 대비 223.7% 증가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노랑풍선은 지난해 460억원 어치의 티켓을 선구매했다. 이는 코로나19 발발 전인 2019년 때보다 360% 늘어난 물량일 만큼 공격적인 전략을 펼쳤다.

하지만 460억원 규모의 하드블록 물량 가운데 10% 가량이 미소진 됐다. 특히 야심차게 선보인 중동 지역에 대한 여행 수요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노랑풍선은 지난해 카이로 직항 전세기를 띄우는 등 이집트에 특화된 상품을 선보였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전쟁으로 지정학적 불안정성이 계속되면서 패키지 판매가 더뎠다.
이로 인해 47억원을 항공사 측에 위약금으로 물었다. 이는 2019년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관련 공시가 이뤄진 이래 가장 큰 금액에 해당한다. 공시를 통해 확인 가능한 노랑풍선의 최대 위약금은 2018년에 기록된 34억원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패착이 된 공격적인 하드블록 전략을 폐기했다. 대신 올해는 세심한 시장 분석과 수요 예측을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공급 과잉과 재고 부담을 줄이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자신의 두 번째 임기 마지막 해인 만큼 모험 경영 보다는 흑자 전환을 위한 안정적인 운영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관측된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실제 고객 니즈에 부합하는 맞춤형 상품을 기획하고, 예약률을 극대화함으로써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유연한 상품 운영 전략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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