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노만영 기자] 고용노동부가 기금형 퇴직연금제도 도입과 관련해 기금 운용방식을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기금형 퇴직연금제도는 개인 단위로 운용하던 퇴직연금 적립금을 기금 형태로 운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운용자산 규모가 커짐에 따라 투자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기대되고 있어 벤처펀드 등 대체투자 영역으로의 신규 자금 유입이 기대된다.
고용노동부는 연내 기금형 퇴직연금제도 법안 발의를 목표로 세부 운용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자문단을 출범하고 상반기 중으로 운용방안에 대한 합의된 의견을 도출할 방침이다.
현재 내부에선 기금형 퇴직연금의 운용주체 설정을 두고 의견 조율이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통산 기금은 전문가와 노사대표들로 구성된 운영위원회가 자산배분 및 투자포트폴리오 등을 결정하며 실제 운용은 수탁법인에 맡기게 된다.
앞서 정부에서는 민간법인이 비영리재단법인 형태의 수탁법인을 별도 설립해 기금형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고용노동부는 기금형 퇴직연금의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운용주체를 확대하는 방안도 열어두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민간법인이 근로자 퇴직연금 적립금을 기금형태로 직접 운용하거나 기금을 금융사에 수탁하는 방안 등도 거론된다.
고용노동부는 기금형 퇴직연금제도를 구체화한 뒤 하반기 중으로 법안 발의에 나설 계획이다. 자문단이 도출한 운용방안을 기초로 퇴직연금사업자와 노조 등의 의견도 수렴해 최종 법안으로 발의한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공적기관이 기금형 퇴직연금을 전적으로 운용하면 시장의 위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서도 "기금형 퇴직연금의 수용성 확대를 위해 수탁법인을 확대하려는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벤처캐피탈(VC)업계는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 도입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업계에선 한국벤처캐피탈협회를 중심으로 퇴직연금의 벤처펀드 출자 허용을 요구해왔다. 퇴직연금을 기금형태로 운용하면 투자재원의 규모가 확대돼 일부 자산을 수익성 제고를 위한 포트폴리오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
다만 기금형 퇴직연금제도 도입이 퇴직연금의 대체투자 출자 확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앞서 출범한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푸른씨앗)의 경우 채권 중심의 투자전략으로 6%대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대체투자를 통해 수익률을 더 높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일정부분 위험 부담도 떠안아야 한다.
투자업계 전문가는 "기금형 퇴직연금제도는 기존 계약형 퇴직연금 대비 운용자산의 규모가 늘어나 수익성 확보를 위한 투자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제도 도입이 벤처펀드 등 대체투자 영역의 출자재원 확대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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