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고려제강의 계열사 '키스트론'이 최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코스닥 상장 절차를 본격화했다. 국내 유일의 동복강선 제조기업인 만큼 투자 매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재무적투자자(FI)가 전무하고 고려제강그룹 일가가 의무보유기간을 최대 2년까지 설정, 오버행 우려를 최소화한 만큼 점진적인 주가 상승도 기대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키스트론은 지난달 30일 한국거래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이번 기업공개(IPO)에서 키스트론은 630만주를 모집한다. 희망공모가액(3100~3600원) 기준 공모 예정 자금은 195억원이며 오는 23일부터 5영업일동안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총공모물량은 공모 후 전제 발행주식의 35.3%다. 이 중 10.65%가 구주매출로 구성돼 있다. 대표주관사는 신한투자증권이다.
키스트론은 홍영철 고려제강 회장이 지분 28.3%를 보유하고 있는 고려제강 그룹의 계열사다. 1992년 11월 옛 홍덕제선으로 출발했지만 12월이 되자마자 홍덕스틸코드로 사명을 변경했다. 20년이 지난 2012년 '석천'으로 다시 사명을 변경했고 2021년 옛 키스트론을 석천이 흡수합병하며 현재의 이름에 이르게 됐다.
석천은 투자부문, 부동산임대업, 태양광 발전사업을 소규모로 영위하던 기업이다. 2021년 합병 전 매출액 45억원에 불과했지만 합병 및 사명 변경 후 매출 규모가 대폭 증가했다.
합병으로 매출은 증가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탓에 2022년 662억원, 2023년 559억원, 지난해 689억원 등 부침을 겪었다. 영업이익 역시 2022년 73억원에서 2023년 37억원으로 절반가량 줄었고 지난해 59억원으로 소폭 회복세를 보였다.
키스트론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일본 K사 등 주요 거래처가 공급망 불안에 대비해 대량 발주한 재고를 2023년 상반기까지 소진하느라 2023년 매출액이 감소했다"며 "케이블용 와이어는 건설, 광업, 수자원 배관, 발전소 등 다양한 인프라 산업에서 꾸준히 활용하기에 코로나19 기저효과 이후 매출액 회복세다"라고 설명했다.
키스트론이 영위하는 와이어 사업은 국내외 인프라 시장의 확대로 그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주력제품인 동복강선(철 위에 구리를 도금해 제작한 케이블용 와이어)은 환경규제로 인해 국내에선 키스트론만 생산할 수 있다.
사업 초기부터 동복강선 생산에 집중한 만큼 해외 거래처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와이어사업 매출액(632억원) 중 수출액은 568억원으로 92.72%를 차지한다. 키스트론은 현재 동복강선 제작 노하우에 기반해 동복강선 활용도 증대 및 프리미엄 특수 도금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키스트론의 지배구조는 홍영철 고려제강 회장 일가(62.49%)를 중심으로 구축돼 있다. 고려제강(6.53%), 홍덕산업(23.89%), 고려제강 지주사인 키스와이어홀딩스(7.09%) 등이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이번 IPO로 그룹 내 순환출자 고리 일부 해소 및 홍석표 부회장 경영승계 작업 본격화를 위해 고려제강 보유 지분 전량과 홍덕산업 보유 지분 일부(7.8%)를 구주매출로 매각한다.

공모 후에도 오너 일가 지분율은 63.64%로 안정적인 지배력을 유지할 전망이다. 게다가 홍 회장과 아들 홍 부회장, 딸 홍희연 씨가 보유 지분에 최대 18개월의 보호예수를 설정했고 사위 신재명 씨도 최대 24개월의 의무보유를 확약한 상태다. 오너 일가가 장기간 보호예수를 약속하면서 시장에서 흔히 지적하는 오버행 우려에서도 자유로울 전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고려제강 오너 일가가 지분 대부분을 보유한 만큼 재무적 투자자(FI)의 투자금 회수 위험이 적은 것이 키스트론의 투자 매력"이라며 "고려제강 등 계열사와의 협업이 기대되는 만큼 상장 후에도 안정적인 주가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