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배지원 기자] 2025년 1분기 유상증자 시장이 한산한 분위기 속에 출발했지만, 2분기부터 분위기가 급반전할 전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3조6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유상증자를 추진하면서 올해 공모 유상증자 대표주관 실적 순위에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1일 '2025년 1분기 딜사이트 자본시장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일반공모 유상증자 시장 규모는 약 4000억원 수준에 그쳤다. 현대차증권의 유상증자 외에는 모두 코스닥 시장에서의 작은 거래로 딜 리스트가 채워졌다.
이는 2024년 1분기와 비교해 다른 양상이다. 작년 1분기의 경우 유상증자 대표주관 금액만 1조9022억원에 달했다. 특히 LG디스플레이가 1조292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선 게 결정적 요인이었다.
잔잔했던 시장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약 3조6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발표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이 거래가 마무리되는 2분기 말에는 시장의 규모가 확연히 커질 전망이다. 한화에어로는 오는 6월 중 유상증자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거래는 국내 유상증자 역사상 최대 규모다.
한화에어로 유상증자의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다. 양사가 각각 1조8000억원 규모의 거래 실적을 쌓게 되면, 단일 거래만으로도 1분기 전체 실적을 상회하는 성과를 거두게 된다. 특히 NH투자증권은 이미 1분기부터 1위 자리를 수성해 해당 거래를 기반으로 올해 유상증자 대표주관 리그테이블 1위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른 대규모 유상증자에서도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이름을 올려 이같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삼성SDI도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계획하고 있다. 이 거래도 역시 6월 내 완료될 예정이다. 이번 거래에는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이 대표주관사로 참여했다.
이 같은 빅딜의 연속으로 올해 유상증자 대표주관 리그테이블은 NH투자증권을 선두로, 한국투자증권 등 증권사들이 추격하는 양상으로 전망된다.
최근 시장이 점차 금리 인하 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면서, 주식시장 회복과 함께 유상증자 시장도 점차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최근 금융당국이 유상증자 관련 공시사항에 대해 기재정정 조치를 취하는 등 규제의 눈높이가 높아지고 있어, 대표주관사의 역량과 리스크 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주주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유상증자에 대한 심사 절차와 기준을 정비했다.
NH투자증권도 앞서 3400억원 규모의 이수페타시스 유상증자의 대표주관을 맡았지만, 금감원의 반복적인 정정 요구 끝에 유상증자를 철회한 바 있다.
금감원은 지난달 주주가치 훼손을 이유로 유상증자 중점심사제를 도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점 심사제를 시작하자마자 삼성SDI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조단위 유상증자 빅딜이 잇따르면서 시장에서는 향후 유상증자에 대한 일종의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주관사가 투자자 보호 사항, 유상증자 당위성, 주주 소통 절차, 자금 사용 목적 등을 명확하게 기재하고 시장과 소통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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