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홈플러스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돌입했지만 크레딧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크레딧 시장의 안정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기관투자자의 투자 피해가 경미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비우량 신용도를 보유한 기업의 경우 수요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금융채권 잔액은 5709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업어음(CP) 및 전단채 1690억원, 구매전용카드대금 기초 유동화전단채 4019억원 등이다.
홈플러스는 지난 4일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금융채권 등을 상환할 수 있는 여건이 여의치 않다고 판단, 유동성 위기를 선제적으로 방어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신용등급 하락이 결정적 계기였다고 설명했다. 투기등급 수준의 신용도로 당장의 만기 채권 상환뿐 아니라 잠재적 자금 이슈에도 대응하지 못할 수 있다는 이유다. 앞서 2월28일 신용평가사는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하향 조정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 사태가 크레딧 시장의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다. 자칫 연쇄 효과로 크레딧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채권업계에선 이번 홈플러스 사태가 크레딧 시장 전반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크레딧 시장의 안정성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 기관투자자의 피해가 경미한 탓이다. 일반적으로 우량한 신용도를 보유한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를 하는 만큼 홈플러스 채권 매수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홈플러스가 공모 회사채(공모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이력이 없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홈플러스의 법정관리 신청 계가 된 등급 하락 전 신용등급(A3)도 매수가능 등급이 아니다 보니 기관투자자 피해는 제한적일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에 크레딧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경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도 "홈플러스가 공모 회사채를 통한 자금 조달 이력이 없는 데다, 단기자금시장에서 A3등급의 채권 발행 비중의 경우 2% 수준으로 낮은 점을 미뤄보아 크레딧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홈플러스 사태가 리테일 시장을 중심으로 비우량 신용등급을 보유한 기업의 수요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채권시장 분위기는 비우량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어도 고금리를 제시할 경우 리테일 시장의 높은 수요를 기반으로 물량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홈플러스 사태를 계기로 이 같은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고금리 비우량 신용등급의 채권 중 업황 부진이나 재무건전성이 좋지 않은 기업 채권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며 "일반 투자자들의 수요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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