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슬이 기자]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스카이레이크)가 솔루스첨단소재의 룩셈부르크법인 서킷포일룩셈부르크(CFL) 매각에 나서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국내 시장에서 유리한 입지를 점하고 있는 전지박 사업부문에 주력해 실적을 개선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스카이레이크는 최근 CFL 매각을 결정하고 인수 의향을 내비친 국내외 PEF 운용사 및 전략적투자자(SI)들과 접촉 중이다. 매물로 나온 CFL은 스카이레이크가 솔루스첨단소재를 인수할 당시 기업가치 4000억원 수준으로 평가 받은 유럽 유일의 동박 제조업체다. 스카이레이크는 솔루스첨단소재 인수 후 R&D 투자와 증설을 통해 CFL의 생산 능력을 30% 이상 확대하며 시장 경쟁력을 강화해왔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전지박 및 동박, OLED 소재 제조 기업으로 2019년 ㈜두산에서 인적분할해 설립된 두산솔루스를 전신으로 하고 있다. 스카이레이크는 2020년 말 특수목적법인(SPC) '스카이레이크 롱텀 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를 통해 두산솔루스 지분 53%를 약 7000억원에 인수한 뒤 솔루스첨단소재로 사명을 변경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지난해 매출 5710억원, 영업손실 54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액은 33% 증가했고 영업손실도 25.7% 개선됐다. 같은 기간 CFL의 매출은 17.6% 증가한 1952억원, 당기순손실은 75.7% 개선된 1660억원으로 집계됐다.
스카이레이크가 솔루스첨단소재를 인수한 후 매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적자를 기록해 수익성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스카이레이크는 2023년 바이오 소재 회사인 솔루스바이오텍을 매각하며 사업구조 재편에 나서기도 했다.
스카이레이크가 동박 부문을 담당하는 룩셈부르크법인을 개별 매각 대상으로 삼은 것 역시 전지박 사업에 집중해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전략적 결정으로 풀이된다. 솔루스첨단소재와 더불어 국내 전지박 3사로 불리는 SK넥실리스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국내 및 말레이시아에 생산시설을 두고 주로 중국 시장을 겨냥해왔다.
하지만 미·중 무역 갈등 심화와 중국의 전지박 자체 생산을 확대 움직임으로 중국 시장을 주요 매출처로 삼았던 기업들의 수출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 이에 동박 및 전지박 업계 전반적으로 유럽과 북미 등 새로운 시장 개척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스페인과 폴란드 등에 생산시설을 신설하고 있으나 아직 본격적인 가동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솔루스첨단소재는 별도의 국내 생산기지 없이 유럽과 북미를 핵심 거점으로 삼아 중국 외 글로벌 시장을 공략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이미 유럽 내 LG에너지솔루션과 ACC(Automotive Cells Company) 등 주요 배터리 업체에 전지박을 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업체로 자리 잡았다. 이에 전지박 사업에 집중하는 것이 향후 수익성과 성장성을 극대화하는 데 유리하다고 판단해 룩셈부르크법인을 정리하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솔루스첨단소재가 전지박 부문에서 유럽 내 경쟁력을 갖춘 만큼 핵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CFL 매각을 추진 중이다"며 "CFL은 유럽 내 유일한 동박 제조업체로 기술력을 갖춘 기업인 만큼 국내외 SI, PEF 운용사들이 인수에 관심을 드러내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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