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무려 사외이사 4명을 교체하며 이사회 구성에 큰 변화를 줬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취임 이전에 이사회에 합류한 사외이사는 윤인섭 이사 1명만 남았다. 임 회장 체제에서 선임된 사외이사가 대부분인 만큼 임 회장의 내부통제 강화 행보에도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된다.
28일 우리금융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이영섭, 이강행, 김영훈, 김춘수 등 4명 이사를 추천했다. 지배구조 연속성과 안정성을 고려해 윤인섭 이사는 재선임 후보로 선정했다.
지난해 IMM PE의 지분매각으로 과점주주 추천 사외이사 수는 5명에서 4명으로 줄었지만 사외이사 7인 체제는 그대로 유지됐다. 기존 이은주, 박선영 이사의 임기는 내년 주주총회 때까지다.
우리금융은 2016년 민영화 과정을 거치면서 과점주주 체제라는 독특한 지배구조를 갖추게 됐다. 현재 과점주주는 한국투자증권·푸본생명·키움증권·유진PE 등 모두 4곳으로 사외이사 추천권을 지니고 있다. 기존 과점주주였던 IMM PE는 올해 초 남은 지분을 모두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지주 사외이사는 최대 임기를 꽉 채우는 일이 많은 만큼 이번 우리금융의 대대적 사외이사 교체를 두고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발 앞서 이사회 새판 짜기를 마친 KB금융과 하나금융은 각각 2명, 1명의 신임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했다.
우리금융이 사외이사를 대거 교체한 이유는 내부통제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새 사외이사는 기존 이사회와 독립적인 시각에서 의사결정에 참여할 가능성이 큰 만큼 이사회 합류는 경영진을 견제·감시하는 역할을 맡은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사외이사 교체로 내부통제 전문성을 강화할 수도 있다. 실제로 우리금융은 내부통제에 강점을 가진 전문가를 새로 영입했다. 유진기업 윤리경영실 초대 실장을 지낸 김춘수 후보는 내부통제 및 윤리경영에 강점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영섭 후보는 금융·경제, 리스크관리 분야에서 학계 및 실무 경험을 두루 갖췄다.
다른 사외이사 후보의 면면을 보면 이강행 후보는 한국투자증권 및 한국투자금융지주에서 재무총괄임원(CFO) 등을 역임했다. 김영훈 후보는 다우기술에서 디지털·IT 전문성과 글로벌 시장 확장 경험을 쌓은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번 사외이사 개편은 이사회와 내위원회의 경영진 견제 기능을 강화하고 그룹 내부통제 컨트롤타워 역할을 보다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신임 사외이사 후보 4명과 재선임 후보 1명 등 5명은 3월2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되며 같은 날 이사회에서 의장 선임과 내위원회 구성을 마칠 예정이다.
우리금융은 신임 사외이사 선임에 이어 감사위원 4명을 전원 교체하고, 윤리·내부통제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내부통제 체계를 더욱 정교하게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우리금융은 신임 사외이사 후보 4명을 감사위원에 선임하는 안건을 주주총회에 상정한다.
또 리스크관리위원회는 위원 수를 기존 3명에서 4명으로 확대한다. 그룹 차원의 리스크 감시·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정밀하고 선제적인 리스크관리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새롭게 구성될 이사회와 윤리·내부통제위원회가 강화된 체계적인 내부통제를 바탕으로 경영 안정성과 주주가치 제고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사외이사진이 새롭게 꾸려지면서 임 회장의 내부통제 강화 행보에도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된다. 당장 이사회의 내부통제 관련 전문성이 높아진 것은 물론 새롭게 합류한 사외이사들이 임 회장의 혁신 의지에 힘을 보탤 가능성도 크다.
2023년 3월 우리은행의 대규모 직원 횡령 사건 등 여파가 채 가시기 전에 취임한 임 회장은 임기 초부터 내부통제 강화에 주력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대상 부당대출 문제가 적발됐고 내부통제 강화는 임 회장의 최대 숙제로 남았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