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비에이치가 매출의 80%를 견인하고 있는 연성회로기판(FPCB)의 수익성 악화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고객사들의 수요 부진으로 계획 물량이 낮아진 탓이다. 신성장 동력으로 전장 부품으로 사업 다각화에 나섰지만 아직 R&D 단계로 내년 이후에야 그 덕을 볼 것으로 보인다.
비에이치는 지난해 잠정 매출액은 1조7544억원으로 전년 대비 10.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870억5342만원이었으며 이 역시 전년 대비 2.67% 올랐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지난해보다 8.8% 감소한 773억8705만원이었다.
컨센서스를 밑돈 실적을 기록한 것은 지난해 4분기의 수익성 부진이 원인이다. 비에이치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4878억원으로 전년 대비 5.6% 줄었으며, 영업 손실 53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됐다.
지난해 4분기 실적 부진은 FPCB 제품의 최대 고객사인 애플의 신모델인 아이폰 16시리즈와 OLED 아이패드 프로의 매출이 기대보다 낮았기 때문이다. 그 여파로 애초에 계획했던 물량보다 공급이 적게 이뤄지며 이에 따른 판가(ASP) 하락으로 수익성도 악화됐다. 특히 아이패드용 OLED FPCB의 경우 신사업으로 지난해 첫 납품이었는데 계획했던 물량보다 절반만 생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보다 출하가 저조한데다 신규 라인 가동에 따른 비용까지 발생하며 영업이익이 예상을 하회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IT OLED는 비에이치가 지난해 처음 시작한 사업인 만큼 생산 물량이 애초에 많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며 "게다가 원래 1000만대 생산으로 계획을 잡았는데 실제로 팔린 건 절반 정도 수준이라고 들었다"고 전했다.
이에 성장을 위해 비에이치가 주력하는 사업은 자회사 비에이치EVS의 전장 부품 사업이다. 주력 상품은 차량용 무선 충전기로 지난해 매출은 830억원을 기록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침체)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7.7% 감소한 수치다.
비에이치EVS는 지난 2022년 설립됐는데 그 해 10월 비에이치가 LG전자의 차량용 휴대폰 무선충전사업을 1367억원에 인수했다. 이 때 차량용 휴대폰 무선충전기 세계 1위 업체로 올라섰으며 제너럴모터스(GM), 혼다, 닛산, 볼보, 르노 등 완성차 업체 10여곳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지난해에는 테슬라를 새로운 고객사로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비에이치EVS는 올해 사업 다각화를 통한 외연 확장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비에이치EVS는 배터리관리시스템(BMS), 파워 사운드 모듈, 히터, 전기차 배터리 무선 충전 등으로 사업을 확장한다. 신사업에서도 전기차인 테슬라 납품을 노릴 것으로 예상되는 지점이다. 비에이치EVS의 지난해 말 수주잔고는 약 2조원으로 사업 확대를 통해 매년 1조원 이상의 신규 수주를 확보하는 게 목표다.
그러나 신사업을 통한 첫 매출이 발생하는 것은 내년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비에이치EVS의 신사업은 아직 R&D 단계로 내년 이후에 양산이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비에이치EVS의 신사업은 R&D 단계인 것으로 알고 있다. 양산 계획은 정확하지 않지만 2026년 즈음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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