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김진욱 기자] 벤처 1세대 다날의 블록체인 프로젝트 '페이코인'이 지난해 7월 국내 주요 거래소에 다시 상장한 후 시장 활성화에 힘입어 새로운 돌파구 마련에 나설 것인지 관심이 모인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다날은 2000년 세계 최초 휴대폰결제 솔루션을 개발해 혁신을 이끈 기업이다. 1997년 창립자 박성찬 회장이 휴대폰과 인터넷이 세상을 바꿀 것이라고 확신을 가지고 설립했다. 이후 통화연결음, 콘텐츠 서비스 제공 등 휴대폰 시장에서 혁신을 이끌며 국내 결제 서비스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리고 2019년 4월 다날의 자회사 다날핀테크를 통해 블록체인 기반 간편결제 프로젝트 '페이코인(PIC)'를 출시하며 블록체인 영역에서도 또 다른 혁신을 완성하고자 했다. 기존 결제 시장에서 문제가 되었던 높은 수수료와 긴 정산 주기를 개선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결제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다.
◆ 실용적인 가상자산 결제 플랫폼
페이코인을 운영하는 다날핀테크가 지난해 2월 내놓은 백서의 표지에는 '세계에서 가장 실용적인 종합 가상자산 결제 플랫폼'이라는 다소 공격적인 문구가 나와 있다.
국내에서는 ICO(가상자산공개)가 금지돼 있다. 이 때문에 가상자산 발행은 모회사 다날이 스위스에 세운 페이프로토콜AG가 페이코인(PCI)을 발행하고 다날핀테크가 국내외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구조다.
백서 첫머리에 제시한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반 간편결제 프로젝트 '페이코인(PCI)'을 2019년 4월 국내 출시했다.
기존 결제 시장에는 높은 수수료와 긴 정산 주기가 문제점을 지적된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페이코인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결제 시스템을 완성하겠다는 계획으로 세상에 나왔다.
페이코인은 다날이 보유한 결제 대행(PG) 사업 노하우와 경쟁력, 모바일 결제 인프라를 활용해 빠르게 시장에 진입했다. 이후 다날핀테크가 국내 법인과 플랫폼 운영을 맡아 가맹점 확대 및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며,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
특히 사업초기 페이코인은 다날이 보유한 전자금융업 라이선스를 활용해 사실상 선불전자결제지급수단처럼 운영됐다. 하지만 법적으로는 구체적으로 정의되지 않은 가상자산으로 분류돼 선불사업 규제를 받지 않는 규제 사각지대에 있었다. 다른 사업자가 비슷한 모델로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전자금융업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해 숨겨진 경쟁력을 가지고 있었다.

◆ 다날의 경험이 페이코인으로
페이코인은 출시 전후 다날의 간편결제 사업 경험과 기반을 바탕으로 빠른 속도로 가맹점을 확대해 나갔다. 다날은 폭넓은 가맹점 데이터와 협력 경험을 가지고 있었고 이를 페이코인에 활용해 공격적으로 가맹점을 확보해 나선 것이다.
주요 가맹 브랜드를 보면 CU, 세븐일레븐, 도미노피자, BBQ, 교보문고 등 국내 주요 프랜차이즈들이었다.
페이코인 측은 기존 카드 결제 시스템 대비 낮은 수수료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일반적인 국내 신용카드 결제의 경우 45개의 중개 업체가 개입하며 수수료가 2~3% 수준이다. 해외 결제의 경우 동남아 남미 등 해외 일부 지역은 최대 50%의 수수료를 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페이코인 이러한 불합리한 과정을 단순화해 가맹점이 부담하는 수수료를 대폭 줄여 2%, 사용자간 송금 수수료 0.1%를 제안했다. 또한, 정산 기간도 기존 신용카드(최대 90일)보다 빠른 최대 3일 이내로 단축했다.
사용자 확보를 위해 다양한 리워드 및 할인 이벤트도 진행했다. 소비자들은 PCI를 활용해 결제 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었고, 초기에는 일부 가맹점에서 PCI로 결제 시 추가 포인트 적립 등의 프로모션이 진행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페이코인 백서 5.0버전에서는 15만개 이상의 가맹점을 확보했으며 320만명의 사용자가 페이코인 결제를 이용했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일일 최대 결제액은 11억원이었음을 공개했다.
◆ 현실의 벽에 부딪힌 페이코인
페이코인은 초기 블록체인 결제를 통해 실물 경제에서 가상자산을 사용할 수 있는 혁신적인 모델을 제시하는 듯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규제 미비, 가맹점의 기술적 도입 부담, 가상자산의 가격 변동성 등으로 인해 블록체인 결제 시스템이 본격적으로 정착되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냈다. 금융당국의 가상자산사업자(VASP) 등록 문제로 인해 국내에서 법적 지위를 확보하지 못한 점도 사업 확장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더구나 2023년 국내 거래소에서 상장폐지가 되며 사업구조 재편을 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금융위원회는 페이코인의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를 불허했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거래소인 빗썸과 코인원 등에서 페이코인의 상장 폐지돼 투자자들은 거래 중단과 자산 손실 등 피해를 입게 됐다. 페이코인 측 사업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실제 가맹점들이 페이코인 결제 시스템이 무용지물이 된 것이다.
페이코인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4년 해외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변경했다.
가맹점 관리와 서비스 지속 여부에 대해 페이코인 측은 "서비스가 사려졌거나 가맹점이 탈퇴를 한 상황은 아니다"라며 "일시적으로 서비스를 중지한 것으로 보면 된다. 법적인 문제를 해결하게 되면 언제든지 다시 결제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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