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당국이 상장폐지 제도개선 방안을 공개했다. 이른바 '좀비 기업'을 빠르게 퇴출시키기 위해서다. 2029년까지 3년간에 걸쳐 시가총액 요건은 기존 대비 최대 10배, 매출액 요건은 최대 6배로 끌어올리는 게 주요 골자다. 이에 딜사이트는 금융당국의 강화된 요건을 기준으로 상장폐지 대상에 지정될 위기에 처한 기업의 현황과 향후 계획 등을 짚어봤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금융당국이 발표한 상장 유지 강화 요건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더이앤엠(The E&M)'은 상장폐지 위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레 나온다. 매출이 지속 감소세를 보이는 데다 주가가 추가로 하락하면 190억원대 수준인 시가총액도 안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본업 경쟁력이 하락하고 전환사채(CB)에 대한 리픽싱(전환가액 조정)으로 주가 하방 압력이 높아지면서 매출과 시총 모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더이앤엠은 바이오 관계사 기술 이전과 청라 개발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그만큼 리스크도 크다는 지적이 나와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모습이다.
18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팝콘티비 운영사 '더이앤엠'의 매출 및 시가총액은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앞서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금융투자협회는 지난달 21일 '기업공개(IPO) 및 상장폐지 제도개선 방안'을 공동으로 발표했다. 대표적인 정량요건인 시가총액과 매출액(별도) 기준을 높여 이른바 저성과 기업의 효율적인 시장 퇴출을 유도한다는 것이 골자다.

더이앤엠은 현재 지속적인 매출 하락세다. 2021년 386억원이던 매출(별도 기준)은 2022년 279억원, 2023년 182억원으로 줄었다. 잠정 집계한 2024년 연결기준 매출이 222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별도 매출은 2023년과 비교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2024년 연결 매출의 경우 2023년 대비 30% 감소했다. 팝콘티비가 포함된 인터넷 사업부문 매출 비중이 매년 감소하고 있는 탓이다. 인터넷 사업부문 매출 비중은 2021년 71.6%에서 2023년 57.2%까지 줄었다.
미디어 플랫폼 경쟁 심화와 팝콘티비의 경쟁력 약화 등으로 외형이 지속 쪼그라들고 있기 때문이다. 더이앤엠이 상향된 매출액 요건을 미충족할 만큼은 아니나 매출 감소폭이 매년 커지고 있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가총액도 여유롭지 않다. 더이앤엠 시가총액은 198억원(13일 종가 906원 기준)이다. 코스닥 상장사의 경우 내년부터 시가총액 150억원에 미달하면 관리종목 지정 대상이 될 수 있다. 시가총액이 기준 미달 이하 상태가 30일 지속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이후 90일 동안 연속 10일 또는 누적 30일 미충족 시 즉시 상장 폐지된다. 시가총액 미달은 이의신청할 수 없는 형식적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한다.

더이앤엠의 최근 1년간 주가 흐름을 보면 전반적으로 하락 추세다. 지난해 2월 시가총액이 한 때 504억원(종가 기준 2305원)까지 올랐으나 점점 하락해 지난해 12월 9일 169억원(종가 774원)까지 최저로 떨어졌다. 13일 현재 시가총액 198억원(주가 906원)까진 반등한 상태다. 시가총액 150억원 미달 요건에 해당하는 더이앤엠 주가 마지노선은 685원이다.
주가 하락에 따른 전환사채(CB)의 잦은 리픽싱도 악재로 꼽힌다. 더이앤엠은 지난해에만 21차례 리픽싱을 진행했다. 매출 하락과 수익성 악화 등으로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하자 리픽싱을 진행했고 다시 주가가 하락하는 악순환을 되풀이했다. 향후 추가 리픽싱으로 유통 주식 수 증가에 따른 주가 하방 압력이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향후 관계사의 기술 이전과 청라 개발사업 진전은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더이앤엠에 따르면 관계기업이자 바이오 벤처기업인 루카에이아이셀은 현재 기술 이전을 추진 중이다. 기술 이전에 성공할 경우 소위 대박을 칠 수 있지만 다수 계약이 중간에 엎어지는 만큼 장담하긴 어렵다.
더이앰엔이 추진 중인 청라 영상·문화복합단지 개발은 토지매매와 사업협약을 앞두고 있다. 현재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오는 3월까지 더이앤엠 측에 자격 요건을 갖춘 외국인 투자자 참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사업협약과 토지매매가 무산되고 우선협상대상자 등을 전면 재검토할 것으로 파악된다. 최악의 경우 사업권을 빼앗길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는 셈이다. 더이앤엠 관계자는 "청라 사업협약 체결과 루카에이아이셀 기술 이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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