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당국이 상장폐지 제도개선 방안을 공개했다. 이른바 '좀비 기업'을 빠르게 퇴출시키기 위해서다. 2029년까지 3년간에 걸쳐 시가총액 요건은 기존 대비 최대 10배, 매출액 요건은 최대 6배로 끌어올리는 게 주요 골자다. 이에 딜사이트는 금융당국의 강화된 요건을 기준으로 상장폐지 대상에 지정될 위기에 처한 기업의 현황과 향후 계획 등을 짚어봤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박준우 기자] 코스닥 상장사 '파커스'의 수익 개선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상장 유지 조건을 강화하면서 당장 내년까지 시가총액을 150억원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하는데 수익 개선 여부가 결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어서다. 특히 파커스가 수년동안 적자 기조를 이어왔다는 점도 변수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파커스는 별도 기준 6년 연속 적자를 눈앞에 두고 있다. 앞서 파커스는 2023년 말 기준 5년 연속 적자를 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적자는 38억원이다. 아직 연간 실적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작년 4분기에만 38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야 흑자전환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1970년에 설립된 파커스는 프린트 및 LED 부품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2002년 코스닥 시장에 입성해 2018년까지 꾸준히 영업이익을 냈다. 적자 늪에 빠진 건 2019년부터다.
파커스는 2019년 영업적자 50억원을 기록한 후 지난해 3분기까지 적자 기조를 이어왔다. 주력 사업인 프린트 제조에 필요한 원·부자재의 원가 상승이 수익 악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당초 파커스는 상장폐지 위기에 직면했어야 한다. 기존 코스닥 시장 규정상 별도 재무제표 기준 5년 연속 영업적자를 내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지정된다. 그러나 2022년 말 상장 규정 개정을 통해 코스닥 상장사 퇴출 기준이 완화됐다. 상장폐지 기준에 영업손익을 들여다보는 요건이 사라진 것이다.
파커스는 영업적자 요건이 사라졌지만 올해 수익 개선에 나서야 한다. 내년부터 적용될 코스닥 상장 유지 요건을 충족하려면 시가총액 150억원 이상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2026년부터 시총 150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코스닥 상장사를 시장에서 퇴출시키겠다고 밝혔다. 지난 27일 종가 기준 파커스의 시총은 129억원이다.

5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인 파커스의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시장 일각에서는 수년간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던 만큼 단기간에 수익 개선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레 나온다.
이 때문에 헬스케어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자회사 '알록'의 사업 성과도 중요도가 커졌다. 파커스의 연결회계 대상이 되는 5개 자회사 중 유일한 신성장동력원이다. 나머지 4개 자회사는 각각 투자사 2곳과 본업인 프린트의 부품 제조를 위한 생산기지(중국법인) 2곳이다.
앞서 파커스는 2022년 헬스케어 사업부를 분사해 알록을 설립했다. 알록은 파커스로부터 자금대여(38억원)와 대출담보(70억원) 등의 지원사격을 받아왔지만 흑자 전환에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순손실 규모도 2022년 65억원에서 작년 3분기 누적 20억원을 기록해 적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파커스는 외형 및 수익성 개선을 위해 신제품 개발과 공정개선 활동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최근 유형자산 매각으로 690억원의 현금을 확보해 차입 부담을 일정 부분 덜게 됐다는 점도 수익 개선의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딜사이트는 수익성 개선을 위한 계획을 비롯해 자금의 활용과 전반적인 사업 현황 등을 묻기 위해 파커스 측에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 파커스 관계자는 "취재에 응하지 않고 있는 점 이해해달라"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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