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노만영 기자] 정부가 올해 신규 K-바이오·백신펀드를 3000억원 규모로 추가 결성하겠다는 목표로 내세웠지만 시장에선 투자 심리 위축으로 펀드레이징에 차질을 빚고 있다.
13일 벤처캐피탈(VC)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 펀드 조성기한이 도래하는 K-바이오·백신 4호펀드가 유한책임투자자(LP) 확보 난항으로 결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0월 4호펀드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된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IBK캐피탈 컨소시엄은 최대 6개월 간 모태펀드 보건계정 출자금 400억원을 포함해 1000억원을 모아야 한다. 목표액의 70%를 모집한 경우 펀드 우선 결성이 가능하다.
K-바이오백신펀드는 정부 주도로 국산 신약개발을 위해 추진 중인 출자사업으로 주목적 투자 대상은 ▲제약 ▲의료기기 ▲디지털 치료제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서비스로 바이오헬스 및 백신 분야를 아우른다. 국내 백신 관련 혁신·공정기술 개발사에 약정총액의 10% 이상을 투자해야 하는 것이 특징이다. 관리보수는 약정총액의 1.5% 이하며 성과보수 기준 내부수익률(IRR)은 7%이다.
정부의 바이오 펀드 조성 계획과 달리 시장 상황은 좋지 못하다. 보건복지부는 오는 2027년까지 K-바이오·백신 펀드를 포함해 총 1조원 규모의 메가펀드 조성을 목표하고 있다. 당초 조성시점을 2025년으로 설정했으나 펀딩이 지연되며 일정이 연기됐다.
K-바이오·백신 펀드는 현재까지 약 3000억원을 확보했다. 1호펀드 위탁운용사(GP)인 유안타인베스트먼트가 정부출자금 600억원을 바탕으로 1500억원을 조성했으며 2호 GP인 프리미어파트너스는 출자금 600억원을 포함 1565억원을 결성했다.
추가 펀드 결성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LSK인베스트먼트가 목표결성액을 확보하지 못해 3호 펀드 GP 자격을 반납했으며 4호 펀드 GP인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는 출자자 확보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바이오 투자심리 위축으로 펀드 결성의 난이도가 높은 데다 결성 기간에 연말과 연초가 포함되면서 투자자 접촉에도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결성금액이 우선결성액인 700억원에 미달할 경우 컨소시엄은 GP 자격을 반납해야 한다.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어렵다 보니 투자심리가 위축돼 유한책임투자자(LP)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며 "특히 연초에 이어 연휴가 이어지면서 LP 관계자들과 접촉하지 못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4호 펀드가 결성에 난항을 겪자 바이오 투자업계도 뒤숭숭한 분위기다. 업계에선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가 IBK캐피탈과 CO-GP를 이뤘음에도 펀드결성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 바이오 투심 위축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반응이다.
벤처업계 관계자는 "CO-GP를 통해 투자금을 확보해둔 만큼 펀드레이징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했다"며 "시장 상황이 어렵다 보니 추가 출자금 확보가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정부는 올해 K-바이오·백신 펀드 누적 조성액을 6000억원으로 제시했다. 목표액을 달성하기 위해선 1000억원 규모의 펀드 3개를 추가 결성해야 한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3호 펀드 GP 재선정 작업에 착수했다. 해당 펀드에는 ▲데일리파트너스-NH투자증권 ▲NBH캐피탈-리네아인베스트먼트 ▲젤코바인베스트먼트-모하비인베스트먼트 등 3곳의 컨소시엄이 지원했다. 선정 결과는 이달 중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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