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효성티앤씨가 효성화학의 특수가스(NF3) 사업부를 양수하기 위해 금융권에 문을 두드렸다. 기존에는 매출채권 등 유동자산을 활용해 자금을 마련하려 했지만 여의치 않자, 양수 금액 절반인 4600억원을 회사채와 인수금융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효성화학은 높아진 부채비율을 낮추는 데 해당 자금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효성티앤씨는 지난해 12월 12일 효성화학 NF3 사업부를 9200억원에 양수하기로 했다. 당시 지급일정은 같은해 12월 19일 1380억원을 계약금으로, 잔금인 7820억원을 지난달 31일에 지급할 예정이었다. 효성티앤씨는 "확보하고 있는 매출채권 등 유동자산을 활용해 인수 자금을 마련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효성티앤씨의 자금 사정상 대급지급일정이 변경됐다. 잔금 3220억원만 지난달 31일에 지급되고 오는 28일까지 4600억원을 지급할 계획이다. 4600억원은 금융권을 통해 회사채와 인수금융으로 조달하게 됐다. 효성티앤씨는 원래 회사의 매출채권 등 유동자산으로 양수금액을 감당하려 했지만, 자금 상황이 여의치 않자, 금융권을 활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양수 주체도 신설법인인 효성네오켐으로 변경됐다. 이를 위해 효성티앤씨는 4600억원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일단 효성티앤씨는 오는 24일 회사채 발행을 목표로 14일 수요예측에 나설 예정이다. 목표 금액은 1000억원으로,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2000억원까지 증액 가능성이 열려 있다. 나머지는 금융권 인수금융을 활용할 계획이다. 회사채 발행 금액에 따라 인수금융 규모는 2600억원~3600억원 사이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효성티앤씨는 효성화학에 효성네오켐 주식을 담보로 맡겼다. 효성티앤씨의 사정으로 대금지급 일정이 밀려서 절차상 담보물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효성화학은 계약금을 받자마자 지난 12월 20일 효성비나케미칼에 1174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는 점이다. 해당 법인은 지난해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이 3476%에 달해 재무 정상화가 필요했다. 효성비나케미칼이 지속적인 적자를 기록했지만 효성화학의 사업이 폴리프로필렌(PP)에 집중된 탓에 법인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효성비나케미칼은 총 1조3600억원이 투입된 LPG 가스부터 프로필렌 및 PP 생산까지의 수직계열화를 이룬 최대 생산능력을 갖춘 글로벌 기지다. 효성화학이 효성비나케미칼에 해 준 채무보증 총잔액만 지난 3일 기준 2조1374억원에 달한다.
다행인 점은 NF3 매각이 진행되면서 효성화학의 신용도 하방 압력은 경감됐다는 점이다. 박종도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총 9200억원의 매각대금은 지난해 9월말 기준 효성화학 연결 차입금인 2조6600억원의 35%에 해당하는 금액"이라며 "효성화학의 연결 재무부담은 큰 폭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효성화학은 나머지 잔금을 지급 받으면 재무건전성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 9월말 기준 효성화학의 부채비율은 9779.3%에 달하는 데다 1년 내 상환해야 할 차입금도 2조3022억원이기 때문이다.
효성 관계자는 "인수금융 일정으로 대금지급일정이 연기된 것일 뿐 2월 안에는 모든 대금이 지급될 예정"이라며 "절반 정도는 현금성 자산, 절반은 금융권에서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구체적으로 자금을 활용할 계획은 없지만 전액 전부 부채를 상환하는 데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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