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HL D&I한라의 새 아파트 브랜드인 '에피트' 단지들이 양호한 분양률을 보이고 있다. 이를 통해 HL D&I한라는 해당 사업장들의 공사비 및 사업비를 확보하는 동시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리스크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HL D&I한라의 새 브랜드인 '에피트'가 적용된 아파트 단지들의 분양률이 평균 75%로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이천 부발역 에피트 ▲용인 둔전역 에피트 ▲마포 에피트 어바닉 등 총 3곳으로, 특히 용인 둔전역 에피트와 마포 에피트 어바닉은 분양률이 80%를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월 HL D&I한라는 아파트 브랜드 '에피트'를 런칭하고 하반기부터 착공한 아파트 단지에 브랜드 명칭을 적용하고 있다. 분양 순서는 지난해 8월 '용인 둔전역 에피트'를 시작으로 다음달 '이천 부발역 에피트', 10월 '마포 에피트 어바닉' 순이다.
HL D&I한라는 3곳의 에피트 사업장이 평균 75% 수준의 분양률을 기록함에 따라 공사비와 사업비 모두 무난하게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경기 악화로 시공사가 공사비 회수에 난항을 겪는 미분양 사업장이 많은 데 HL D&I는 이러한 우려에서 한 발 비켜나 있다고 볼 수 있다. 보통 주택 사업에서 분양률이 70%선에서 형성되면 공사비 및 사업비를 온전히 회수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우선 에피트가 적용된 첫 단지인 용인 둔전역 에피트의 분양률은 80% 중반대로 가장 높다. 지난해 11월 말(64%)에 비해 분양률이 상승하면서 우수한 분양률을 보이고 있다. 해당 단지는 대규모 인데다 한국주택금융공사(HF)가 PF를 보증해 분양가상한제에 준하는 가격이 적용돼 주변 아파트 단지에 비해 1억원 상당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HL D&I한라가 진행 중인 민간 주택 사업장 중 수주액(2950억원)이 두 번째로 큰 만큼 분양 유입 예정 수익 규모도 크다.
또 이천 부발역 에피트의 분양률은 올해 2월 초 기준 70% 정도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분양률이 51% 정도였지만, 두 달 만에 140여가구를 추가로 분양하면서 분양률을 끌어 올렸다. 분양 초기부터 분양률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이천 부발역 에피트의 분양 성과는 HL D&I한라에게 특히 중요하다. 지난 2022년 브릿지론 PF대출을 일으켰을 당시 대출금 400억원에 대해 자금보충 의무를 약정했다. 또 지난해 4월 본PF 전환 이후 2028년 6월까지 책임준공을 약정하며 이를 미준수 시 1500억원의 PF대출에 대한 채무 인수를 약정했다. 해당 사업 도급액이 1892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HL D&I한라가 상당 규모의 사업비를 대출하는 과정에서 든든한 뒷배 역할을 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이천 부발역 에피트는 책임분양 약정까지 한 상태이기도 하다. 구체적으로 분양률이 60%에 미달하는 경우 HL D&I한라가 미분양분을 떠안는다는 내용이다. 분양률이 저조할 경우 HL D&I한라가 감당해야 할 반대급부가 타 사업장에 비해 클 수밖에 없다. 현재 분양률이 70%를 넘어서면서 이러한 우려를 상당 부분 씻어냈다고 볼 수 있다.
마포 아현 에피트는 서울 주요 역세권이라는 유리한 입지조건 등에 힘 입어 초기부터 양호한 분양률을 나타냈다. 주변에 위치한 다른 사업장에 비해 평당 사업비가 400만원 높은 수준이지만, 1순위 청약에서 10대 1의 경쟁률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달 초 기준 분양률이 80%대까지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HL D&I한라는 에피트 브랜드 아파트들의 성공적인 분양에 힘 입어 현재 남아 있는 PF우발채무 규모 축소도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HL D&I한라는 이천 부발역 에피트는 사업장에 직접 보증을 약정했으며, 용인 둔전역 에피트와 마포 에피트 어바닉은 PF대출 과정에서 발행한 유동화증권에 대해 책임 준공 미이행 시 채무 인수를 하는 방식으로 신용을 보강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사업의 PF대출에 대해 직접 보증을 제공한 채무보증액은 총 4292억원이다. 여기에 이천 부발역 에피트 약정액 1475억원을 털어내면 2817억원으로 줄어든다. 또 HL D&I한라가 책임준공 미이행 시 조건부 채무인수를 약정한 총 금액은 1조6787억원인데, 여기에 용인과 마포 2곳 사업장에 대한 채무 약정액을 빼면 1조4462억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용인 둔전역 에피트와 마포 에피트 어바닉 채무 약정액은 각각 1125억원, 1200억원이다.
HL D&I한라 관계자는 "사업장에 따라 최선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분양 마케팅을 적용하면서 분양률을 높이고 있다"며 "3곳의 에피트 단지들은 사업비를 충분히 보전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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