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한솔그룹 지류유통·IT 서비스 계열사 한솔피엔에스가 IT 사업 강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한솔피엔에스 매출 대부분을 책임지는 지류사업의 경우 대외 변수에 취약하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이에 IT 일감 수주를 늘려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16일 한솔피엔에스에 따르면 지난 10일 에스텍시스템과 70억원 규모의 차세대 전사적자원관리(ERP) 구축 프로젝트에 대한 수행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에스텍시스템은 경비 및 경호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계약 기간은 이달 13일부터 내년 2월12일까지 약 1년간이다. 대금의 경우 착수금 30%와 중도금 60%, 잔금 10%로 지급된다.
세부적으로 한솔피엔에스는 ERP 솔루션을 비롯해 ▲연결회계시스템 ▲그룹웨어·메신저 ▲전자계약시스템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IT 인프라 등을 포괄하는 통합 시스템 구축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솔피엔에스는 한솔그룹의 ERP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해온 노하우를 기반으로 고객사에 프로세스 기획에서부터 컨설팅, 유지보수에 이르기까지 프로젝트 전 영역에 걸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또 자체 개발 ERP 시스템을 통해 고객사의 업종 및 운영현황에 따른 맞춤형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한솔피엔에스가 단일 판매·공급 계약 체결 내역을 공시한 것이 처음이라는 점이다. 공시 규정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경우 단일 판매 계약 금액 최근 사업연도 매출의 5% 이상일 경우에는 무조건 해당 거래를 공개해야 한다. 이 회사는 2023년 말 연결기준 매출 3117억원을 기록했다. 에스텍시스템 거래 규모는 매출 대비 약 2.2% 수준인 만큼 공시 의무는 없다.
하지만 한솔피엔에스는 자율적으로 해당 거래를 밝혔다.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주주 알 권리를 보장하는 차원으로 볼 수 있지만, IT 사업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한솔피엔에스는 IT와 지류 크게 2가지 사업부문을 영위 중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지류부문 매출은 1753억원으로 집계됐으며, IT부문 매출은 462억원이었다. 매출 비중은 지류부문이 79.1%, IT부문이 20.9%다. 하지만 지류 부문의 경우 제지업황에 연동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어 외부 변수가 상당수 존재한다.
이렇다 보니 외부 요인 민감도가 크지 않은 IT 사업을 적극 육성해 실적 안정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파악된다. 한솔피엔에스 IT 부문은 한솔그룹사 내 IT아웃소싱 서비스를 주력으로 해 온 만큼 안정적인 매출 성장세를 기록해 왔다. 하지만 비(非) 계열사 일감 수주를 늘리는 방식으로 공격적인 외형 성장 뿐 아니라 수익성 향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솔피엔에스 IT 부문 종사자 수가 매년 늘고 있다는 점은 역량 강화를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IT부문 근로자 수는 2021년 말 132명에서 2022년 173명, 2023년 203명으로 연평균 24%씩 늘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는 217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지류부문의 경우 ▲2021년 85명 ▲2022년 90명 ▲2023년 85명 ▲2024년 3분기 말 88명 순으로 큰 변화가 없다는 점과 대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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