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구예림 기자] AK홀딩스가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이사회 개편을 단행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임시주총을 AK홀딩스가 최근 재무적·법률적 부담이 가중된 상황에서 신규 이사진 선임과 이사회 재편을 통해 그룹의 위기를 타개하려는 의도로 풀이하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AK그룹의 지주사인 AK홀딩스는 지난 7일 임시주총에서 고준 대표이사와 신영재 사외이사를 새로 선임했다. 이번 선임으로 AK홀딩스 이사회는 4명의 사내이사(▲고준 ▲채형석 ▲이장환 ▲이상신), 1명의 기타비상무이사(▲채동석), 3명의 사외이사(▲신영재 ▲조승현 ▲류환열)로 재편됐다.
이번 임시주총은 지난해 11월 발생한 경영진 공백을 신속히 메우기 위해 소집됐다. 당시 백차현 대표와 조소영 사외이사가 잇따라 사임하며 AK홀딩스 이사회는 균열을 겪었다. 백 대표는 2023년 1월 취임했으나 2년도 채우지 못하고 일신상의 이유로 물러났고 조 전 사외이사 역시 같은 달 중도 사임했다.
AK홀딩스는 이번 임시주총에서 신규 이사진을 선임하며 빠르게 이사회를 재정비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이사회 개편을 AK홀딩스의 재무적 압박과 경영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로 평가하고 있다.
AK홀딩스는 현재 부진한 계열사 AK플라자에 유동성을 공급하며 재무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두 달 동안만 해도 AK플라자에 60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한데 이어 이달 3일에는 1000억원을 대여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고준 대표의 향후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 대표는 그룹 내 대표적인 전략기획 전문가로 꼽히며 2022년 AK플라자 대표로 부임해 홍대점 정상화를 이끈 인물로 인정받는다. 특히 그는 이번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된 만큼 계열사 구조조정과 지주사 재무건전성 강화를 주도할 것으로 점쳐진다.
법률 전문가인 신영재 사외이사 역시 AK홀딩스의 주요 변화를 견인할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신 사외이사는 법무법인 린 파트너 변호사로 활동하며 유한양행 사외이사를 역임하고 있다. 최근 AK홀딩스 자회사인 제주항공에서 발생한 무안항공 사고와 관련한 법률적 대응에서도 주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올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사내·사외이사들의 교체 가능성도 제기된다. 류환열 사외이사는 2019년 취임 이후 7년째 임기를 이어가고 있어 이사회 독립성 확보를 위해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이장환 CFO와 이상신 CHRO의 경우 앞선 이사진 조기 퇴진 사례를 감안했을 때 임기 연장이 불확실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장 한 관계자는 "이번 임시주총에서의 이사회 개편은 AK홀딩스가 직면한 그룹 전반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로 보인다"며 "새로운 이사진이 법률 리스크와 재무적 부담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관측했다.
AK홀딩스 관계자는 "조소영 사외이사가 사임한 이후 고준 대표가 이사회 의장직을 맡아 수행하고 있다"며 "신영재 사외이사 역시 거버넌스 위원회 의원으로 온 만큼 AK홀딩스의 이사회 투명성 제고에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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