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른 뱀띠 해인 을사년(乙巳年)을 맞는 세계 경제는 '차이메리카', '신냉전 2.0'의 커다란 줄기 속에서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치열하게 생존해 나가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특히 미중 무역갈등 심화는 글로벌 시장의 최대 불확실성 요인으로 꼽힌다. 글로벌 금융시장도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변화와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 조정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하는 최고경영자(CEO)들의 어깨는 무겁기만 하다. 이에 딜사이트는 새로운 리더십으로 이러한 난국을 극복해 나갈 신임 CEO들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백철승 현대트랜시스 신임 대표이사가 수장 취임과 동시에 녹록치 않은 경영환경을 마주하게 됐다. 백 대표가 임기 내 풀어내야 할 1순위 과제로는 '노사관계 안정화'와 '수익성 강화' 등이 꼽힌다.
◆ 백 대표, 노사관계 해결·경영 정상화 급선무
31일 업계에 따르면 백철승 신임 대표는 지난 11월19일 취임 후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 메시지에서 "노사가 열린 마음으로 논의하고 해결해나간다면 좋은 방향으로 발전시켜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 대표는 같은달 15일 '2024 현대자동차그룹 정기 대표이사 인사'에서 현대트랜시스 수장으로 내정됐다.
이는 백 대표는 '노사관계 개선'이라는 굵직한 임무를 부여받은 데 따른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백 대표의 발탁 배경으로 "파워트레인(PT), 전동화 및 시트 등 핵심사업 추진을 위한 연속성을 확보하고 노사관계 안정화 등 주요 현안 해결과 관리체계 내실화에 집중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앞서 현대트랜시스는 노사 갈등에 휩싸여 홍역을 치러야 했다. 현대트랜시스 노동조합은 '2024년 임금·단체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지난 10월부터 한 달 여간 총파업을 벌인 바 있다. 노조 파업 여파로 한때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일부 생산 라인이 중단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당시 완성차 2만7000대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고 1조원 안팎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백 대표가 현대트랜시스의 비상경영 시기에 지휘봉을 잡게 된 만큼 막중한 책임감을 안게 됐다. 현대트랜시스는 파업 종료 직후인 지난 11월11일부터 비상 경영체제를 가동 중이다. 당시 현대트랜시스 경영진들은 비상 경영체제 선포와 함께 임원 연봉의 20%를 자진 반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자연스레 백 대표 취임을 계기로 답보 상태였던 임단협이 매듭지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현대트랜시스 임단협은 지난 6월부터 7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사측은 노조 측에 경영성과급과 격려급(기본급의 400%+현금 1320만원)을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한 상태다. 현대트랜시스 노조는 2개(성연공장, 지곡공장)로 나뉘어져 있는데, 현재 성연공장 노조와는 지난해 말 합의를 이뤄내는 데 성공한 반면 지곡공장 노조와는 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한 상황이다. 지곡공장은 현대트랜시스 최대 사업장으로, 지난 노조 총파업도 지곡공장의 부문 파업에서 비롯됐다.
◆ '현대차 구매전략실장' 역임, 원가관리 역량 기대…"손익 기반 질적 성장" 주문
백 대표에게는 현대트랜시스의 수익성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과제도 주어졌다. 현대트랜시스의 경우 연간 매출액이 10조원을 훌쩍 넘어서는 등 압도적인 외형과 달리 영업이익률은 1~2%에 그치는 실정이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9조5532억원, 2054억원으로 집계됐다.
현대트랜시스 사업 포트폴리오는 크게 PT부문과 시트 부문으로 나뉜다. PT 부문은 변속기와 액슬을 비롯해 전기차 감속기 및 하이브리드 구동시스템 등을 생산한다. 시트 부문에서는 자동차용 시트를 제조해 완성차 업체에 납품한다. 올 3분기 말 기준 PT 부문이 현대트랜시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2.96%를 기록했다. 나머지(37.04%)는 시트 부문이 담당한다. 현대트랜시스 주요 거래처는 현대차그룹으로 그룹 매출 의존도는 약 92%에 달한다.
특히 백 대표가 현대차그룹 '구매 전문가'로 통하는 만큼 원가 절감 솜씨를 발휘해 수익 기반을 다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백 대표는 현대차 체코법인장을 비롯해 구매본부 주요 보직인 구매전략실장을 거쳤으며 2023년 현대트랜시스로 자리를 옮겼다. 대표 취임 직전까지는 사업추진담당을 맡아왔다.
백 사장은 임직원 메시지에서 "미래 역량 중심 사업 구조 전환에 주력해 현대트랜시스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준비하고자 한다"며 "손익 기반의 질적 성장과 리스크 관리 강화, 미래지향적 사업 전환을 통해 흔들림 없이 성장할 수 있는 내부 역량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트랜시스는 2019년 시트 제조사였던 현대다이모스가 변속기 생산기업인 현대파워텍을 흡수합병하면서 지금의 이름으로 공식 출범했다. 현대트랜시스 최대 주주는 현대차로 지분율은 41.1%(3368만2754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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