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한온시스템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를 최대주주로 맞게 되면서 이사회 구성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이사회 참여를 통해 한온시스템 경영에 관여해 온 한앤컴퍼니(한앤코) 수뇌부들의 퇴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한온시스템의 차기 CEO로 유력시 되고 있는 이수일 부회장을 포함한 한국타이어 측 인사들이 이사회에 합류하게 되면서 정원 수를 초과하게 되면서다.
다만 한앤코가 한온시스템에서 완전히 엑시트 하지 않고 2대주주로 남는 만큼 한앤코 측 인사 일부는 이사회에 남을 가능성도 상존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한온시스템은 다음 달 3일 대전에 위치한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사내이사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사내이사 후보로는 이수일 한국타이어 부회장과 박정호 한국타이어 마케팅총괄 부사장이 낙점됐다.
그간 한온시스템은 경영과 의결권을 분리한다는 기조에 따라 사내이사 대신 집행임원제를 택해왔다. 너달 쿠추카야(Nurdal Kucukkaya) 대표를 포함한 6명의 집행임원은 상근 C레벨급 임원 임에도 한온시스템 이사회 멤버로 활동하지 않았다. 이사회 참가 자격은 교수, 회계사 등 5명(김무상‧박찬석‧김구‧백성준‧허보희)의 사외이사와 4명의 기타비상무이사에게만 주어졌다.
기타비상무이사의 경우 기존 최대주주인 한앤코 쪽 인사들이 주로 포진해있다. 윤여을 한앤코 회장을 비롯해 이동춘 부사장, 배민규 CIO(최고투자책임자) 등이다. 남은 한 자리는 서정호 한국앤컴퍼니 PMI추진단 부사장이 채우고 있다.

하지만 집행임원이 폐지되고 사내이사가 도입되면서 이사회 멤버 변동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사내이사는 이사회에 참여해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에 관여하게 되는데, 한온시스템의 경우 정원 최대치가 9명이기 때문이다. 한온시스템 정관 제29조에서는 이사의 수를 최소 3명에서 최대 9명으로 두도록 하고 있다.
한온시스템은 다음 달 임시주총에서 2명의 사내이사 외에 박종호 한국앤컴퍼니 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한온시스템 이사회 멤버가 12명으로 정원을 초과하게 되는 만큼 기존 이사진 가운데 최소 3명이 이탈해야 하는 상황이다. 사외이사의 경우 이사회 총 정원의 과반수로 두도록 하고 있어 기존 5명이 유지될 전망이다. 한앤코 측 인사들이 대부분인 기타비상무이사의 축소에 힘이 실리는 배경이다.
이는 한앤코가 기존 한온시스템 최대주주에서 2대 주주로 지위가 바뀌는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앤코는 기보유 중인 한온시스템 주식 2억6956만9000주 가운데 1억2277만4000주를 한국타이어에 이관할 예정이다. 양도 날짜는 한온시스템 임시주총이 열리는 다음 달 3일로 동일하다. 주식 매매가 이뤄지면 한앤코의 한온시스템 지분율은 기준 50.50%에서 21.62%로 감소하게 된다. 반면 최근 신주에 이어 구주 취득까지 마치게 될 한국타이어는 54.77%로 1대 주주에 올라선다.
업계 관계자는 "한앤코가 한온시스템에서 완전히 엑시트하는 게 아닌 만큼 1명 정도는 이사회에 잔류 시킬 여지는 있어 보인다"며 "외부 전문가 집단인 사외이사 5명에 한국타이어 소속의 3명, 한앤코 1명 체제도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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