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기업금융(IB) 대가' 메리츠증권이 리테일 사업 부문 강화에 방점을 찍고 나섰다. 그간 약점으로 꼽혔던 사업 부문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새로운 성장 축으로 지목된 리테일이 향후 메리츠증권의 효자 사업부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2024년 3분기 기준 리테일 사업부문에서 28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전분기와 비교해 150.0% 증가했다. 리테일 사업부문의 순이익은 ▲2022년 9억원 ▲2023년 93억원 ▲2024년 3분기 누적 454억원 등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리테일 사업부문의 수익 비중이 작다는 점이다. 실제로 메리츠증권의 2024년 3분기 순이익은 5452억원으로 리테일 사업부문 비중은 5.1% 수준이다. 리테일 사업부문 비중이 하나증권(49.7%), KB증권(67.3%) 등과 비교해도 현저히 낮은 셈이다.
실제 리테일 사업부문은 메리츠증권의 4개 사업부문 가운데 입지가 가장 약하다. 2024년 3분기 기준 순이익 순위를 보면 IB 사업부문(2339억원)이 가장 많고 세일즈앤트레이딩 사업부문(1910억원), 여신전문금융업 사업부문(1028억원) 순이다.
주목할 부분은 메리츠증권이 향후 리테일 사업부문을 새로운 성장 축으로 성장시킬 계획을 세웠다는 점이다. 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는 2024년 11월 개최한 메리츠금융지주 컨퍼런스콜에서 "타 부문에서 축적된 경쟁력을 토대로 리테일 부문을 새로운 성장의 핵심 축으로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우선 메리츠증권은 리테일 사업부문 강화를 위해 관련 조직을 대거 확대했다. 리테일 사업 조직을 본부보다 높은 부문으로 승격해 힘을 실었다. 또 최연소 리서치센터장으로 명성을 높였던 이경수 전무가 리테일 사업부문을 이끌도록 했다. 이 부문장은 9년간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를 '명가'로 키워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리테일 고객 확보를 위한 파격적인 행보도 보이고 있다. 2026년 말까지 매매수수료와 환전수수료를 전면 무료화하기로 한 것이다. 메리츠증권 비대면 전용 투자계좌 '슈퍼365'에서 해당 시점까지 미국 주식과 달러 환전을 무료로 거래할 수 있다. 일부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이벤트 시작 이후 예탁자산 규모는 1개월도 안돼 1조원이 넘게 유입됐다.
아울러 리테일 사업부문 강화를 위해 고액자산가 공략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패밀리오피스 조직을 신설하고 2025년 상반기 중으로 출범시키기로 했다. 최근 NH투자증권 PWM기획부 출신 김대욱 상무를 영입한 배경이기도 하다. 김 상무는 IB와 세일즈앤트레이딩(S&T)부문 역량을 가진 인물로 평가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메리츠증권의 리테일 사업부문 강화 전략이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한다"며 "다만 증권사 간 경쟁이 치열한 탓에 단기간에 리테일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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