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두산로보틱스가 결손금을 털기 위해 자본잉여금은 전입시킬 예정이다. 이 회사의 주가가 고점 대비 3만6000원 넘게 하락하다 보니 주주환원 여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25일 두산로보틱스 관계자는 "주주총회를 통해 준비금 감소의 건을 통과시킬 계획"이라며 "자본잉여금의 이익잉여금 전환을 통해 상법상 배당자원을 확보하려 한다"고 말했다.
두산로보틱스는 12월 12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제2호 안건인 '준비금 감소 승인의 건'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이 회사가 주주환원 정책을 꺼낸 건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앞서 두산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했을 때 두산밥캣을 100% 자회사로 만든다는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상승했다. 다만 두산로보틱스의 주식가치가 고평가됐다는 지적과 더불어 두산밥캣을 흡수합병한다는 계획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주가가 급하락했다.
실제 두산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한 다음날인 7월 12일에는 종가기준 주가가 10만5700원이었다. 하지만 지난 22일 종가기준 주가는 6만9400원으로 3만6300원이나 빠졌다. 이에 주주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두산로보틱스 역시 민심 달래기에 나서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두산로보틱스의 배당여력을 살펴보면 충분치 않다. 이 회사가 한 번도 순이익을 낸 적이 없다 보니 결손금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두산로보틱스의 올 3분기 결손금은 1122억원이다. 즉 두산로보틱스가 자본잉여금으로 결손금을 보전해 배당여력을 마련하는 셈이다. 자본잉여금은 자본전입 및 결손금의 보전 이외의 목적으로는 사용될 수 없다.
상법상 자본준비금 및 이익준비금의 총액이 자본금의 1.5배를 초과하는 범위 내에서 자본으로 전입시킬 수 있다. 올해 9월말 기준 두산로보틱스의 자본잉여금(주식발행초과금)은 5064억원으로 자본금 324억원의 15.6배 규모다. 산술적으로 두산로보틱스가 486억원(자본금의 1.5배)을 제외한 나머지 4578억원을 결손금 보전에 쏟는다면 해당 항목은 이익잉여금 3456억원으로 바뀐다.
한편 두산로보틱스의 지분가치는 두산에게도 중요한 자산이다 보니 결손금 해소에 나선 것이란 전망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두산이 보유한 두산로보틱스 지분이 68.19%에 달하다 보니 장부가액에 미치는 영향이 적잖다는 이유에서다. 올해 6월말 기준 두산의 두산로보틱스 장부가액은 912억원으로 기초보다 7억원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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