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코스닥 상장사 '라이프시맨틱스'의 디지털헬스케어 사업부문 인력 이탈이 지속되고 있다. '쉘(우회상장을 위한 인수 법인)'로 활용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이 같은 우려로 인해 라이프시맨틱스의 인력 유출이 더욱 가속화되는 등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라이프시맨틱스 최대주주인 스피어코리아는 라이프시맨틱스의 상장 유지를 위해서라도 우주사업을 추진해 안정적인 수익성을 바탕으로 디지털헬스케어 사업에 대한 연구개발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라이프시맨틱스의 디지털헬스케어 사업 분야에서의 인력 이탈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라이프시맨틱스가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던 올해 5월께부터 인력 이탈 조짐을 보이기 시작하더니 지난 9월 스피어코리아로 최대주주가 변경된 이후 더욱 가속화되는 분위기다.
라이프시맨틱스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우주사업을 영위하는 스피어코리아가 최대주주가 되면서 내부적으로 디지털헬스케어 사업 지속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 시작했다"며 "직원들은 자신의 업무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생겨났고 결국 인력 이탈이 발생하기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라이프시맨틱스의 올해 3분기 보고서를 통해서는 직원 현황 등이 명시되지 않아 구체적인 이탈 인력 수를 확인할 수 없다. 다만 3분기 퇴직급여가 전분기 대비 급증한 것을 볼 때 최근 인력 유출이 많았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었다. 실제 3분기 퇴직급여로 지출된 비용은 1억2437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80.0% 증가했다.
스피어코리아는 지난 9월 라이프시맨틱스의 57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 납입을 예정대로 완료하면서 최대주주 지위에 올랐다. 이후 구주를 장외 취득하면서 지분 18.08%를 확보했다.
최대주주 지위에 오른 스피어코리아는 곧바로 우주항공 사업 추진과 함께 합병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구체적인 합병 계획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미 법무법인의 검토 등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최광수 라이프시맨틱스 대표도 지난 10월 이뤄진 첫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올해 말부터 우주항공 분야 신사업에 나서고, 향후 스피어코리아와의 합병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합병 추진 계획이 알려지자 라이프시맨틱스 내부에서는 상장사라는 타이틀을 위해 껍데기만 남아 우회상장용으로 이용되는 '쉘'로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앞선 관계자는 "새 최대주주는 디지털헬스케어 사업에 대한 의지를 강조할 때만 해도 기대반, 우려반이었다"면서 "그러나 합병 추진 계획을 들었을 때 '우회상장'을 목적으로 인수를 한 것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스피어코리아와) 합병이 되면 라이프시맨틱스의 주력사업도 우주항공 사업으로 바뀔 것이고, 그렇게 되면 디지털헬스케어 관련 직원들의 자리가 위태로워질 수 있는 위기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스피어코리아는 그동안 라이프시맨틱스가 진행해왔던 디지털헬스케어 사업을 계승 발전할 수 있도록 투자를 계속 이어갈 예정이라고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다만 디지털헬스케어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우주항공 사업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는 입장도 내놨다.
스피어코리아 관계자는 "디지털헬스케어 사업만 하면 상장사 지위를 유지하는 것도 힘들다"며 "지난해도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이 50%를 넘어도 특례상장이여서 3년간 유예됐지만 올해부터 카운트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디지털헬스케어 사업 인력 유출에 대해서는 "디지털헬스케어 사업 분야 일부 인력들이 다른 곳으로 이직한 것은 맞다"면서도 "라이프시맨틱스가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았던 5~6월부터 이직을 장기간 준비한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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