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규희 기자] 고려아연이 대규모 유상증자 철회를 결정한 가운데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이 "애시당초 진행하지 말았어야 했다"며 '집행임원제도' 도입을 통해 고려아연의 거버넌스를 바로 세우겠다고 13일 밝혔다.
MBK 측은 입장문을 통해 "일반공모유상증자가 자본시장에 큰 혼란을 끼치고 기존 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힌 후에야 뒤늦게 철회된 점에 대해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로서 안타까움을 가진다"며 이같이 말했다.
고려아연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소재 본사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고려아연은 "지난달 30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의할 당시에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주주와 시장 관계자의 우려 등을 지속적으로 경청하고 이를 겸허한 마음으로 수용해 왔다"며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한 독립적인 숙의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해당 안건을 재검토한 끝에 철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MBK 측은 "고려아연 임직원 및 국민들은 고려아연 측 자기주식 공개매수와 유상증자까지 일련의 과정을 통해 최윤범 회장의 전횡으로 인해 회사의 운영 및 감독 체계인 '거버넌스'가 얼마나 훼손됐는지를 직접 목격했다"며 "아울러 최 회장 주도로 이사회가 추진했던 자기주식 공개매수가 회사에 중대한 피해를 입힌 것이었음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임시 주주총회 개최를 통해 신규 이사들을 선임함으로써 유명무실한 고려아연 이사회 기능을 정상화하고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해 고려아연에 새롭고 투명한 거버넌스 체제를 신속하게 확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고려아연은 지난달 30일 총 2조5000억원 규모의 신주 373만2650주(주당 67만원)를 발행하기로 했다. 수혈된 자금은 채무 상환(2조3000억원), 시설 자금(1350억원), 타 법인 증권 취득(658억원)에 활용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 등의 반발이 이어졌고 금융감독원도 부정거래 여부 조사와 함께 고려아연에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 이에 부담을 느낀 고려아연은 이날 임시 이사회를 열어 유증을 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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