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롯데렌탈이 카셰어링 서비스 자회사 그린카 살리기에 팔을 걷어 붙였다. 그린카를 자회사로 품은 이래 처음으로 외부 출신 수장을 선임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특히 강현빈 신임 대표가 '플랫폼 전략 전문가'로 꼽히는 만큼 그린카가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고 재도약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그린카는 강현빈 전 라인 대만 대표이사를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강 신임 대표는 네이버 자회사 '라인'에서 근무하는 동안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기반 택시 배차 서비스 '라인 택시'를 출시하는 등 모바일 서비스와 모빌리티 분야 이해도가 높은 인물로 꼽힌다.
강 신임 대표가 취임하면서 이전까지 그린카 수장을 맡았던 최진환 롯데렌탈 대표이사는 모회사 경영에 집중할 방침이다. 최 대표는 지난해 2월 롯데렌탈 대표직에 내정됐는데 같은해 3월 그린카 대표로 취임해 한동안 겸직을 이어왔다.
강 신임 대표 취임을 두고 업계에서는 '파격적인 인사'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롯데렌탈이 2013년 KT렌탈 시절 그린카 인수(지분율 49%)에 나선 이래 최초로 발탁된 외부 전문 경영인에 해당해서다. 이봉형 그린카 창업주를 제외하면 역대 수장에 올랐던 김진홍·이용호·김좌일·김상원·김경봉 전 대표 모두 렌탈 출신 인사들이다. 현재 롯데렌탈의 그린카 보유 지분율은 84.7%에 이른다.
롯데렌탈이 플랫폼 전문 역량을 보유한 외부 인사를 수혈한 배경에는 그린카 서비스 체계 전반을 손보겠다는 계산이 깔렸다. 롯데렌탈은 그동안 잦은 서버 오류 등으로 이용자가 이탈한 탓에 업계 1위인 쏘카에 뒤쳐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2년 당시 서버가 먹통이 되면서 이용객들이 10시간 이상 고립됐던 사태가 대표적이다.
그린카가 카셰어링 시장에서 고전한 여파는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그린카는 2022년 본격적으로 적자 전환했는데 지난해의 경우 매출이 역성장하는 어려움까지 두루 겪어야 했다. 2023년 그린카의 연간 매출액은 7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 규모는 21억원에 달했다.
그린카는 신임 수장 취임을 계기로 리브랜딩에 역량을 쏟을 방침이다. 지난 9월에는 그린카 브랜드명을 '롯데렌터카 G Car(카)'로 변경하고 이미지 쇄신에 나섰다. 롯데렌터카 G Car 모바일 앱 2.0 버전 출시를 준비하는 등 시스템 고도화 작업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모빌리티와 플랫폼 역량을 모두 갖춘 전문가를 찾다보니 외부 채용을 진행하게 됐다"며 "강현빈 신임 대표는 그린카 서비스 경쟁력 제고와 신사업 발굴을 비롯해 롯데렌탈과의 상승효과를 통한 실적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렌탈 전신은 1986년 설립된 '금호렌터카'로 2010년 KT에 매각 KT렌탈이라는 사명을 갖게 됐다. 이후 2015년 롯데그룹이 1조2000억원을 투입해 또 다시 인수하면서 롯데렌탈로 재탄생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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