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정동진 기자] 올해 초 스팩 합병 무산으로 상장에 실패했던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전문 기업 '피아이이'가 주관사를 교체하며 다시 상장에 나선다. 기존에 우려되었던 실적 문제가 해소되면서 이번에는 상장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피아이이는 지난달 17일 코스닥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해 IPO(기업공개)를 통한 상장 절차를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피아이이는 삼성증권과 밸류에이션 및 공모 규모 등을 조율한 후 이달 말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주목되는 부분은 피아이이가 지난 8월 9일 상장예심 신청 후 영업일 기준 49일 만에 상장예심을 통과했다는 점이다. 이는 올해 코스닥시장 목표로 상장을 준비했던 기업들에 대해 '심사 적체' 문제가 지적됐던 것을 감안하면 가장 빠른 수준이다.
특히 올해 스팩(SPAC) 합병에 애를 먹었던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피아이이는 지난 4월 하나금융25호스팩과의 합병 상장을 시도했으나 합병 동의를 위해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의사 정족수 미달로 안건이 폐기되며 상장이 철회됐다. 개인 주주들 다수가 합병반대 의사를 통지하며 발행주식수의 3분의 1 이상의 찬성표를 확보하지 못한 탓이다.
당시 피아이이는 스팩 합병을 위해 설정한 기업가치가 너무 높다는 논란이 일며 5차례에 걸쳐 밸류에이션을 낮췄다. 이에 처음 4888억원이었던 기업가치는 2700억원으로 약 45% 줄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결국 스팩주주들을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 스팩합병 안건이 주주총회에서 부결된 건 지난 2022년 11월 스튜디오삼익과 IBKS제13호스팩의 합병 시도 이후 1년 5개월 만이었다.
추정매출이 과도하다는 평가가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피아이이는 스팩합병 추진 당시 향후 영업이익 예상으로 2023년 164억원, 2024년 239억원, 2025년 355억원을 제시했다. 하지만2023년 영업이익이 39억원 수준에 그치며 투자자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직전해 영업이익이 81억원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역성장이라는 부정적인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피아이이가 올해 개선된 실적을 보이면서,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이번 상장 재도전은 무난히 성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피아이이는 이번 상장 예비심사 과정에서 올해 반기까지의 실적 내역을 제출했는데, 스팩합병 당시 제시했던 실적목표를 상당부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전기차 시장이 다소 둔화되면서 배터리 소재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설비 투자 규모 자체는 커지고 있어 이와 관련해 수혜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테크분야 IPO에서 강점을 보이는 주관사인 삼성증권이 피아이이 상장에 공을 들이고 있어, 코스피 입성 전망을 더욱 밝힌다. 피아이이는 지난 4월 스팩합병이 불발되며 대표 주관사를 하나증권에서 삼성증권으로 교체했다. 교체 과정에서 'IPO 명가'라고 불리는 대형 증권사들 역시 비딩에 참여했지만, 피아이이 측은 삼성증권 기업금융 실무진들의 적극성을 높게 평가해 최종 선택했다.
올해 실적이 대폭 개선됨에 따라 피아이이의 최종 밸류에이션은 스팩합병 시도 당시 최종적으로 제시했던 2702억원의 몸값보다 더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비슷하거나 더 높은 수준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피아이이 관계자는 "아직은 증권신고서 제출을 위해 기업 밸류에이션 및 공모규모 등을 주관사와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올해 실적이 좋게 나온 만큼, 상장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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