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올해는 그동안 수주했던 사업들로부터 매출을 인식하고 있고, 대규모 신규 수주도 가시권에 있는 만큼 실적은 지난해와 비교해 대폭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스닥 상장을 회사 성장의 전환점으로 삼고 인공지능(AI) 비전검사와 데이터 기반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분야 리더로 거듭나겠다."

최정일 피아이이 대표는 3일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 간담회를 통해 "소프트웨어 기반의 솔루션 기업이라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통해 신규 폼팩터 검사기술을 확보, 고객사 투자 확대 수혜가 기대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상장 후 기술 고도화를 통해 글로벌 진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덧붙였다.

피아이이는 지난 2018년 설립된 회사다. AI 기반 영상 처리 기술로 2차전지 배터리 내 결함을 찾아내는 머신 비전 검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 경쟁업체들과 달리 검사 소프트웨어·영상처리 솔루션을 자체적으로 구축, 주요 배터리셀 제조사와 글로벌 완성차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실적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피아이이의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은 413억원으로 전년대비 44.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수준인 67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57억원에서 80억원으로 늘었다. 아직 매출로 연결되지 않은 수주 잔고 규모는 650억원에 달한다.

피아이이는 사업·실적 성장을 무기로 메가스팩(공모금액 300억원 이상) 1호 합병상장에 도전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가치 고평가 지적으로 부침을 겪는 상황이다. 회사는 지난해 5월 합병 상장예비심사(예심) 청구 당시 4888억원의 목표 시가총액을 제시했다. 이후 수차례에 걸친 몸값 조정으로 2703억원까지 눈높이를 낮춘 상태다.

최 대표는 "스팩 합병에 성공하기 위해 시장 관계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한 덕분에 시장 친화적인 기업가치를 제시할 수 있었다"며 "장기적인 성장 전략에 따른 기업가치 외에도 상장 첫날 유통 가능한 주식 비중이 22%에 그쳐 안정적인 공모구조를 갖췄다"고 강조했다.

피아이이는 합병 성사를 위해 구체적인 상장 청사진 제시하고 있다. 먼저, 검사기술 고도화로 실적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피아이이는 46파이 원통형,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등 신규 폼팩터에 대한 검사기술 개발을 완료한 상태다. 주요 배터리 제조사들의 제품 양산이 이뤄지면 매출 기반도 확대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배터리 제조현장 설비와 센서 등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이상 상황을 예측하는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사업 확장도 기대를 키운다. 여기에 AI 솔루션과 자동화 장비 솔루션, 시스템·네트워크 관리를 제공하는 하드웨어 솔루션 등 사업 영역 다각화도 추진, 신규 수익원을 창출한다는 포부다.

피아이이는 이번 스팩 합병으로 유입되는 자금(456억원) 전부를 사업 경쟁력 강화에 사용할 계획이다. 세부적으로는 시설투자에 180억원을 투입한다. 검사 솔루션과 AI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개발(R&D)에도 224억원을 쓴다. 인프라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M&A)도 고려 중이다. 피회사는 아하랩스와 에프원테크, 비즈하이시스템 등을 인수해 사업 수직계열화를 이룬 바 있다.

최 대표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 위축 우려에도 미국과 유럽 등 곳곳에서 배터리 셀 기업들의 선행 투자가 지속되고 있고 국내 주요 2차전지 기업들의 생산력 확대 계획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생산수율과 제조라인 안정성을 개선할 수 있는 피아이이 검사 솔루션 수요도 늘어나 동반 성장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피아이이와 하나금융25호스팩은 오는 12일 합병 승인 안건을 다루기 위한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합병비율은 1대 1.4852220, 합병가액은 6733원이다. 상장 시가총액은 2703억원 수준이다. 합병 기일은 내달 17일이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6월 10일이다.